[ 정소람/고경봉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21일 오후 3시53분
‘벤처 투자업계의 대부’로 불리던 서갑수 전 한국기술투자 회장(68·사진)이 중국계 대형 벤처캐피털의 한국 계열사 회장으로 투자업계에 복귀했다. 횡령 및 주가 조작 사건에 휘말려 업계에서 은퇴한 지 5년 만이다.
서 회장은 최근 IDG캐피털파트너스 계열의 국내 투자사인 하모니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펀드(이하 하모니) 회장으로 취임해 업무를 시작했다. IDG캐피털파트너스는 샤오미, 텐센트, 바이두 등을 키워낸 중국의 2위 벤처캐피털이다. 지난해 만들어진 하모니는 IDG와 연계해 국내 투자 연결 및 업무 지원을 하고 있다. 올초 중소기업청과 IDG가 국내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 조성한 1000억원대 벤처 펀드도 운용한다.
1980년대 초 벤처캐피털업계에 처음 진출한 서 회장은 손을 대는 종목마다 대박을 터뜨리며 업계에서 ‘벤처 투자의 대부’로 통했다. 메디슨에 투자해 10배의 투자 痔痼?남긴 것을 시작으로 1986년 한국기술투자(현 SBI인베스트먼트) 대표로 취임한 뒤 한글과컴퓨터 NHN 핸디소프트 마크로젠 등 유망 벤처기업을 잇따라 발굴했다. 그러나 2010년 일본계 SBI그룹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으며 2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투자업계에서 물러났다.
서 회장은 기자와 만나 “과거 투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성장성 있는 초기 벤처기업을 발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벤처캐피털들이 안정성만 생각해 일정 규모 이상 매출이 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데 이는 옳은 방향이 아니다”며 “정부도 벤처펀드들이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장래 가능성이 있는 신생기업에 더 과감하게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창업자의 회사 기여분을 인정해주지 않는 국내 제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창업자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이 폭넓게 인정돼 창업자가 지분 축소 등 우려 없이 투자를 받고 상장하더라도 안정적으로 경영해 나갈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스톡옵션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투자 대신 대출을 택하는 기업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오랜만에 업계에 돌아온 만큼 벤처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고경봉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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