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친환경車 잇달아 선보여…관련 부품 수요 급증할 듯

입력 2015-05-22 07:02  

Cover Story - 현대모비스

자동차 부품 업황 전망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발빠르게 변신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업체들은 앞다퉈 연비 개선과 친환경차 개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미래형 자동차에 필요한 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특히 올해 뚜렷하게 부상하는 분야는 친환경 자동차 부품이다.

친환경 부품 선점 경쟁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14년 환경 규제 대상에 이산화탄소를 포함시켰다.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관한 의정서)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변화된 모습이었다. EPA는 미국 내 출시 차량에 라벨로 부착하는 인증 연비가 주행 연비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연비 측정 기준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측정하는 방식에서 시험 트랙에서 공기 저항, 구름 마찰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하이브리드카의 연료 효율성은 크게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들이 기존에 준비萬?것보다 연비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시대 도래는 필연적이란 생각이다. 이미 친환경 자동차 수요는 급격히 늘고 있다. 2008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0.7%(48만대)에 불과했지만 2014년 2.2%(187만대) 수준까지 늘었다. 유가가 하락해 판매가 다소 주춤하지만 미국 CAFE(기업 평균 연비)와 유럽의 유로6와 같은 각종 규제 등을 감안하면 글로벌 완성차들의 친환경차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친환경 자동차 판매는 ‘도요타’와 ‘그 외 업체’로 나뉜다. 경쟁 업체들이 친환경차 시장에 뛰어들어 점유율이 기존보다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도요타(시장 점유율 60%, 2014년 연간 기준)는 글로벌 어느 시장에서나 우위다. 2위와 3위는 혼다(MS 14.7%)와 르노·닛산(8.2%)이다.

IHS 오토모티브 등 주요 자동차 관련 예측기관들은 2020년이면 친환경차 판매가 글로벌 자동차 판매 중 적어도 6%(600만대) 이상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자동차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신흥국에선 친환경차보다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가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하지만 주요 국가의 환경 규제와 소비자 트렌드, 경제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치라고 판단한다.

한국 부품업계도 정면 대결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7종인 친환경차 라인업을 2020년까지 22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세계 2위 친환경차 업체에 오르는 것이다. 2020년까지 전 모델의 평균 연비를 2014년 대비 25%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다양한 ‘친환경’ 차종이 출시되는 2015년은 현대차그룹에 친환경 자동차 ‘원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4분기에 국내 출시된 LF쏘나타 하이브리드(HEV)는 올 2분기 미국에 선보인다. LF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2분기에 출시되고 4분기에는 도요타 프리우스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기아차도 3분기에 신형 K5 하이브리드, 2016년 상반기에 신형 K7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 전용모델을 내놓을 전망이다.

그간 경쟁 업체에 비해 현대차 그룹이 소극적으로 비칠 정도로 친환경차 출시가 적었던 것엔 이유가 있다. 글로벌 경쟁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친환경차를 마케팅하면서 출시하는 것은 선도업체라는 이미지를 얻기 위함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강한 연비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 번째로 큰 친환경차 시장인 미국에서 더욱 그렇다.

각국의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때문에 소비자 수요와는 별개로 친환경차 판매 증가와 연비 향상은 필연적이다.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친환경차 판매에 다소 뒤처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다양한 친환경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동시에 내연기관의 연비 향상을 꾀하고 있다. 각 업체의 친환경차 신차 출시로 판매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친환경차에 필요한 부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내에서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와 IPM(integrated package module·통합 패키지 모듈)을 공급한다. 구동모터는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 기능을 담당한다. IPM은 배터리와 제어기(인버터, 컨버터)로 구성된 통합 모듈로 모터와 배터리를 제어하는 기능과 배터리 전압을 저전압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친환경 부품 시대에도 현대차그룹 부품 공급의 ‘중핵’을 담당할 역량과 입지를 갖췄다는 판단이다. eric.

최중혁 <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 choi@shinh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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