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흥·포항…2000가구 넘는 대단지 쏟아져

입력 2015-05-22 21:16  

'10년 발 묶였던 단지' 속속 분양

"실수요자 몰리는 지금이 기회"
금융위기 후 멈췄던 사업 재개
일부선 공급과잉 우려 목소리도



[ 김진수 기자 ]
건설회사들이 10년 가까이 사업을 중단한 채 대규모 아파트 부지만 갖고 있는 곳에서 2000가구 이상 단지 분양을 재추진하고 있는 건 올해 분양 여건이 어느 때보다 좋다는 판단에서다. 청약 훈풍이 먼저 분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입지가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1순위 매진이 잇따르자 장기 보유 부지에 대한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랜드마크급 대단지 쏟아진다

GS건설은 지난해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한강 센트럴자이 1차’ 3481가구 를 공급한 데 이어 올초 2차분 598가구를 단기간 내 완판(완전판매)했다. 이 여세를 몰아 지난달 ‘오산 시티자이’ 2040가구를 내놓은 데 이어 다음달 평택에서 ‘자이더익스프레스’ 1849가구를 연거푸 선보인다.

현대건설이 이번주 청약을 받은 경기 광주 ‘힐스테이트 태전’은 10년 가까이 끌어온 민간도시개발사업이다. 지난주 모델하우스 개장 때 6만여명이 몰리는 등 실수요자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다음달 경기 평택 세교지구에선 ‘힐스테이트 평택’ 2265가구를 분양한다.

대림산업도 경기 용인 남사지구, 인천 검단, 경북 포항 등에서 2000가구를 웃도는 대단지 분양을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은 서울에서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를 쏟아낼 예정이다.

이들 단지는 대부분 건설사들이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호황기 때 처음 사업을 추진했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업장들이다.

조현욱 현대건설 마케팅팀장은 “건설사들이 그동안 쌓여왔던 주택사업 부실을 대부분 털어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분양 경기 가늠자”

대단지는 해당 지역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바람몰이로 분양시장 분위기를 띄우고 랜드마크 단지로 부각되면서 지역 전체의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어서다. 청약 경쟁이 높게 나타나면 인근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해 김포 등에서 대단지 분양이 성공한 것이 지역 부동산시장 회복을 어느 정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분양마케팅업체인 건물과사람들의 최창욱 사장은 “2000년대 중반 주택사업을 추진했던 단지 중에선 교통 인프라 개발 등의 호재를 갖고 있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반대로 특정 지역 내 아파트 공급 물량 과다로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고 미분양이 생길 경우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분양 물량이 생기면 향후 나올 단지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대형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오래 지연된 사업장이다 보니 손익을 맞추기 위해 분양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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