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조계사 등 사찰 2만 곳에서 봉축 법요식 … 종정 진제 스님 "남을 위해 등을 밝히자"

입력 2015-05-25 10:12   수정 2015-05-25 13:46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인 25일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 2만여 곳에서 봉축 법요식이 봉행됐다.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봉축 법요식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원로회의 의장 밀운 스님,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한 종단 대표자와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천도교 박남수 교령 등 이웃종교 대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정관계 인사, 주한외교사절, 불자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를 '이웃과 함께하는 법요식'으로 연다는 취지로 성소수자인 김조광수 감독,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 유흥희 금속노조 기륭전자 분회장 등도 초청했다. 행사는 중생을 깨우치고자 북과 종을 울리는 명고(鳴鼓)와 명종(鳴鐘) 의식으로 시작해 아기 부처님을 씻기는 관불(灌佛)의식, 헌촉과 헌향, 봉축사, 대통령 봉축 메시지 대독, 법어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봉축법어에서 "나를 위해 등을 밝히는 이는 어둠에 갇히고 남을 위해
등을 밝히는 이는 부처님과 보살님께 등을 올리는 것" 이라며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등을 밝히고 모든 이웃의 아픔을 같이하는 등을 밝히고 모든 영령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등을 밝혀 부처님 오시는 길을 아름다운 등으로 장엄하자"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사에서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지만 분단으로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며 "스스로 하나 되고자 하는 일심(一心)으로, 대화와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큰 슬픔에 처한 네팔 국민을 위해 온 마음과 정성을 모으자"고 당부하면서 "우리의 가슴 속에도 세월호가 남긴 상처가 아직 채 아물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더 늦기 전에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를 향한 노력을 아끼지 말자"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북통일과 평화를 기원하는 남북공동발원문이 4년 만에 발표됐다.

공동발원문을 발표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성문 스님은 "남과 북 사이에 불신과 대결의 골은 깊어만 가고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모를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실천이 곧 부처님이 가르친 '자타불이'이고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화합하는 길이며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에서 정연만 환경부 차관과 김현집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 사령관, 구본일 BTN불교TV 대표이사에게 불자대상을 수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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