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혜 기자 ] 경영학 교육이 나갈 길을 놓고 주요 대학 경영대학장들이 고민에 빠졌다. 취업난이 날로 심해지고 대학 교육이 산업계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취업 역량과 직무 수행 능력을 키워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폭넓은 교양을 갖춘 지성인을 육성한다는 대학교육 본연의 목표와는 충돌하는 측면이 있어서다.
김성국 이화여대 경영대학장은 최근 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기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지 않고 그냥 내보내는 탓에 신입사원 연수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하소연을 듣곤 한다. 전문화·특성화 교육을 강화해 대학교육과 산업계 요구 사이의 간극을 줄여달라는 주문이다. 높은 청년실업률도 무시할 수 없다. 김 학장이 고민 속에 일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학장은 “웬만한 이름 있는 대학 학장들의 눈길이 취업률이 높다는 전문대학에까지 쏠리고 있다”고 했다. ‘기업 맞춤형 교육’으로 4년 연속 취업률 75% 이상을 달성한 대구 영진전문대가 대표적이다. 이 대학은 지 ?기업들과 협의해 ‘학생이 어떤 자질과 기술을 갖추면 채용할 것인가’하는 요구를 조사한 뒤 그대로 교육해 졸업과 동시에 취업시킨다.
김 학장은 “4년제 대학이 완전히 따를 수 있는 모델은 아니지만 상당한 참고가 된다”고 말했다.
김동훈 연세대 경영대학장도 부문별 특화 교육에 주목하고 있다. 김 학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요구와 시대변화 속도 등을 고려할 때 경영 교육도 특화가 필요하다”며 “정보기술(IT)이나 의료 등 신기술을 결합한 경영학 교육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보통 브랜드가 약한 대학들이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상위권 대학일수록 특화 교육보다는 포괄적 교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사회적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업 맞춤형 교육’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김성국 학장은 “4년제 대학도 전문대학처럼 기업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하나 싶다가도 그게 4년제 대학이 갈 길인가에 대한 의문을 여전히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학장의 고민에 공감하는 경영대학장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대학장 100여명이 조만간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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