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휴장일이던 지난 25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35% 급등해 4800포인트를 뛰어넘었다. 7년4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올 여름 중 6000포인트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코스피지수도 지난달부터 미국 증시보다 중국 증시와 높은 상관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국내 경기 방향 역시 중국 경기에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증시전문가들은 따라서 "당분간 항공운송, 관광·레저, 화장품, 제약 등 중국 소비주(株)에 투자하면 유효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 4월 이후 코스피·상해종합지수 상관성 가장 높아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26일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2150선 안착에 성공한 이후 2190선 돌파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증시의 부진 소식에 코스피가 소폭 조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중국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인 2190선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코스피와 중국 증시 사이에 상관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증시와 코스피 간 상관계수는 4월 이후로 0.19에 불과한데 반해 중국과는 0.69의 상관계수를 기록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도 "중국 시장이 급등 국면에 들어가면 저점 대비 3~4배 가까이 상승해왔는데 현재는 2.5배 정도 오른 상태"라며 "무엇보다 선진국 주가가 상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6년 새 중국 시장은 2000포인트에서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고 분석했다.
단기 급등을 제외하면 중국 증시의 상승은 선진국 시장 대비 지수 상승 폭이 낮은 수준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중국 증시 상승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유동성이 이끌고 있으므로 빠른 시간 내 추가 상승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하반기 국내 경기, 중국 경기에 달려 있어"
올 하반기 국내 경기의 흐름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가 중국 경기의 반등 여부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국내 경기의 흐름이 중국 경기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국내 경기가 중국 경기와 상관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그간 '투자'에서 '소비'로 대전환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최소 2016년까지 중국 성장률의 둔화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방어, 즉 경기 부양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방정부 부채 해소를 위한 지방채 치환정책은 사실상 양적완화 정책 추진 신호로 해석된다는 설명.
박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확대 정책과 더불어 지방채 치환정책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며 "통화정책과 함께 재정정책 역시 하반기에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가 상승랠리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며 "이번 상승의 주요 원인은 부양책인데 정부가 1조9700억 위한 규모의 1043개 민관투자 목록을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분기 들어서 일대일로 등의 투자안도 구체화되고 있어 중국 증시의 모멘텀은 3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 관광산업·항공운송 장기 수혜…화장품·제약도 유망
증시전문가들은 중국 모멘텀을 활용한 성장주 투자 대응이 하반기에 반드시 필요한 시장전략으로 꼽았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매출이 증가하면서 이익이 늘어나는 대표적인 업종이 중국 소비주와 고령화 소비주"라며 "중국의 온라인 소비와 국내 입국자수는 늘어나고 있고, 글로벌 제약사들의 투자고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관광산업과 항공운송주의 경우 장기적인 중국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인들의 국내외 여행 확대는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과 대만, 한국 모두 구매력 평가 소득이 1만3000달러에서 2만달러 정도로 늘어난 5년 새 가계지출에서 해외여행 비중이 뚜렷하게 늘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2012년부터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하는 고령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 嗤? 비중 자체가 일본보다 높을뿐만 아니라 해외관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초기 단계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중국과 한국의 항공 및 관광 산업 수혜가 지속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통신기기와 화장품을 비롯한 소비재 수요의 확대 역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안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그는 "일본과 한국의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인 소비지출에서 의료와 미용서비스 지출 비중은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며 "화장품의 경우 한국에서도 통계청 가계조사 기준으로 미용용품 하위 항목에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 수혜주 중 하나로 CJ CGV를 '매수' 추천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중국 영화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김 연구원은 "2014년 중국 영화 시장(박스오피스 기준)은 미국의 47% 수준이었는데 올해 들어서 중국 영화 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라며 "지난 2월 말부터 이달 말까지 3개월 간 중국 박스오피스는 미국의 85% 수준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 영화 시장 매출액은 전년보다 44% 성장한 5조2000억원 수준. 중국 영화시장은 이르면 3년 내 미국 시장의 규모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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