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간접 피해는 도가 떠안아
[ 임호범 기자 ]
지난 12일 국회 제1소회의실. 충청남도는 김동완 새누리당 의원,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사회적 비용과 원가주의를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남은 전국 전력의 20%가량을 생산하고, 생산 전력의 62%는 수도권으로 보내고 있다”며 “대한민국 에너지 공급의 원천이 충남이지만, 전력 생산에 따른 각종 피해도 고스란히 충남이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청남도가 차등적 전기요금제 공론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3년 기준 도내 발전설비는 1만7069㎿로 전국 1위(19.6%)며, 이 중 석탄화력 설비도 1만2400㎿로 역시 전국 1위(47.5%)를 차지했다. 도내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 등으로 보내기 위해 설치한 송전선로는 총연장 1470㎞에 달하고, 송전탑은 4141개가 있지만 지중화율은 1.38%에 불과하다.
이들 송전선로와 송전탑은 산림 훼손과 주민 재산권 행사 제한, 지가 하락, 건강 위협, 감전 및 낙뢰 위험 등의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내 화력발전으로 인한 환경 오염이나 경제적 손실 등 직·간접 피해도 광범위하다. 화력발전소 건립 및 가동으로 인한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국의 37.6%(11만1021t)로,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전체 2억2000만t 중 7700만t(29%)이나 된다. 도는 화력발전소에서 방류하는 113억t(전국 배출량의 21.6%)의 온배수는 주변 어장 및 갯벌 황폐화 등의 피해를, 석탄재·분진은 농작물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청남도는 지난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신균형발전 정책’을 발표하면서 비수도권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에서 소비하고 있지만, 사회적 갈등이나 위험비용 등은 지방이 부담하고 있는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자며 차등적 전기요금제 도입을 정부에 제안했다.
신동헌 충청남도 에너지산업과장은 “차등적 전기요금제가 도입되면 전력의 합리적 배분과 전기요금 현실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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