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언론사에 공 넘긴 네이버·다음카카오…어뷰징 '책임 회피' 논란도

입력 2015-05-28 13:31  

포털사 "어뷰징·악성 기사 막자"…공개 평가위 구성 제안



[ 최유리 기자 ]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새로운 뉴스 제휴 정책을 들고 나왔다. 공개형 평가위원회(이하 평가위)를 구성해 뉴스 제휴에 대한 심사를 맡기는 방식이다.

어뷰징, 악성 기사 등 기존 뉴스 서비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포털사들의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시간 검색 등 어뷰징을 부추기는 시스템을 둔 채 제휴 정책을 제 3의 기구에 넘겼다는 이유에서다.

◆ 평가위 구성해 언론사 심사…現 뉴스제휴 프로세스 잠정중단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설명회를 열고 새로운 뉴스 제휴 정책을 공개했다. 공개형 평가위를 구성해 뉴스 제휴 전반에 대한 자격 심사를 진행하자는 것.

양사는 평가위를 구성하기 위해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설립을 제안했다.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준비위에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평가위의 구성과 운영방식 등의 결정을 일임하겠다는 설명이다.

평가위는 이르면 연말부터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뉴스 검색 제휴 심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신규 언론사의 계약 자격 여부뿐 아니라 기존 언론사의 계약 이행 여부도 심사하게 된다. 양사는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계약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새 평가위가 출범할 때까지 양사의 뉴스제휴 관련 진행 사항은 잠정 중단된다. 포털사와 제휴한 기존 언론사는 그대로 유지된다. 평가위원회 구성 전에 계약이 종료되는 매체에 대해서는 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 계약 연장을 요청할 계획이다.

네이버·다음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매체는 약 1000개(중복 매체는 1개로 계산)에 이른다. 양사가 언론사에 뉴스 정보제공료를 제공하는 제휴 매체는 총 140개(중복 매체는 1개로 계산)다.

◆ 어뷰징·악성 기사 진화될까…근본적 해결책 아니라는 지적도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새 뉴스 제휴 정책을 내놓은 것은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다. 어뷰징 기사와 악의적 기사에 대한 불만이 대표적이다.

반복적인 기사 전송, 동일 키워드 반복 등 어뷰징 기사가 증가하면서 콘텐츠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기업에서는 일부 매체가 악의적 기사를 작성해 광고비를 요구한다며 포털사에 대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기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상한 평가위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시간 검색어를 따라 어뷰징 기사가 양산되는 상황에서 포털사의 책임 회피라는 비판도 나왔다.

임선영 다음카카오 미디어팀장(이사)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방안"이라며 "준비위와 평가위의 판단에 따르겠지만 기술적·행적적인 부분에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적인 심사 시스템이 악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지적됐다. 준비위나 평가위가 문제 당사자인 언론사로 구성되는 만큼 이해 관계 중심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다.

임선영 이사는 "공공성을 갖고 있는 언론이 자율적으로 결정했을 때 실효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미디어 소비자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는 인사 참여도 준비위에서 균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고 했다.

평가위 구성이 지연되거나 백지화될 경우 사후 대책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말을 아꼈다.

유봉석 네이버 미디어플랫폼 센터장(이사)은 "올해 2번 토론회를 통해 문제 의식에 대한 공감대를 이미 형성했다"며 "연말 안에는 평가위가 구성될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준비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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