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지음 / 한울 / 448쪽 / 2만8000원
정치가 힘의 구도에서 사회의 맨 상층부에 있는 것은 상당히 보편적인 현상이다. 여러 요인으로 한국에서는 좀 더 심하게 부각될 뿐이다.
경제가 경제논리에 따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일 것이다. 경제학자가 불합리하고 비능률적인 정치 시스템과 왜곡된 권력 구도를 비판하는 것은 그런 점에서 충분히 합리적인 문제 제기일 수 있다. 정당 개혁, 국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경제학자의 신중한 고언에 주목하는 것도 그래서다.
《제자리로 돌아가라》는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그런 관점에서 7년간 써온 글들을 묶은 논평집이다. 글쓰기를 시작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시련이었다.
실패를 반복하는 퇴행 정치, 누구도 자기 책임은 없다는 사회 풍조가 우리 경제를 더 크게 흔들었다. 정통 경제학자인 저자가 정치 제도의 부실을 반추하고 정치인들의 오류를 질타한 이유다.
정치는 좀 더 나아져야 하고, 정치와 경제·사회는 제대로 연결돼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무한 국제 경쟁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저자는 다각도로 지적했다.
저성장·고령화·불확실성 시대의 경제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제각각 민주주의를 목소리 높여 외치지만 기업과 시장을 살려야 한다.
하지만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가치와 신념에서도 무수한 충돌이 빚어지는 게 현실이다. 더 성장해야 하는데 분배에 대한 요구도 갈수록 거세진다. 한국 경제는 이 와중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인가. 아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가야 한다.
저자는 경고와 함께 다각도로 해법을 제시한다. 각론에서는 여러 논쟁거리가 파생될 수 있다. 더구나 저자의 주장과 비판, 논리와 대안은 많은 부분 정치와 경제의 교차 영역에서 이뤄졌다. 우리 사회의 경제담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논리의 전개다.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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