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인재 적극 포용하는 방안 논의 필요
교육과정에서 기업의 역할 확대 시급
[ 임기훈 기자 ]
정부와 대학, 기업, 연구기관 등 각계 전문가가 ‘글로벌 인재포럼 2015’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28일 한자리에 모였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글로벌 인재포럼 2015 자문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에 맞게 다양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열린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문화, 외국인’ 포용해야
자문위원들은 우선 외국 인재에 대한 포용을 강조했다. 박영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이미 한국 사회가 외국인 100만 시대와 고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에 외국 인재를 적극 받아들여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유학생을 받아 우수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는 싱가포르 두바이 등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는 세션도 마련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도 “창조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업종과 기술의 접점에서 융복합이 일어나도록 다양한 인재를 확보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 인재를 잘 활용하는 나라의 연사를 초청해 다양성을 보장하는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알아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마틴 프라이어 주한영국문화원 원장은 “영국 대학들에는 다양한 국적의 교직원들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있다”며 “호주 싱가포르 미국 홍콩 등 다국적 인력을 흡수해 성공한 사례를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은 “여성의 활동을 늘릴 방안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번 포럼에서도 여성 발표자와 토론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진우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다양성은 창의성의 원천이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려면 다양성이 존중돼야 한다”며 “기업과 사회에서 보편적인 수직적·권위주의적 문화를 어떻게 수평적·다양성 수용 문화로 바꿀지 논의하는 세션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병선 한국장학재단 이사장도 “특정 직군과 학교로 인재가 몰리는 ‘인재 쏠림’ 현상을 심화하는 한국 사회의 임금구조와 직업 간 불균형을 총체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다양한 인재를 뽑기 위해 많은 대학이 입시제도와 교육 성공 사례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고, 이영무 한양대 총장은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의 기조연설에 교육 브랜드와 산업화의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며 “한국 사회의 미래 고등교육에 대한 이슈들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한국 성공 사례 세계 전파할 때”
백순근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인재포럼에 한국 기업과 대학의 우수 사례가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나오는 측면이 있다”며 “주요 연사와 발표자의 3분의 1을 한국인으로 구성하고 향후 절반까지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승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도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의제를 설정하고 우수 사례를 발표·홍보할 수 있는 국내 연사를 발굴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재포럼에서 지속적으로 논의 할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우영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은 “10년간 포럼을 진행하면서 상당히 많은 주제를 다뤘다”며 “그동안 주목을 받았다든지 인상 깊었던 세션은 별도로 몇 개를 골라 연속성을 갖고 깊이 있게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승빈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은 “인재포럼에서 한국이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두 가지인 교육과 정보통신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도 “창조혁신센터에 대학과 기업,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함으로써 클러스터를 형성해 원천기술에 대한 상용화 등을 모색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기업의 역할도 중요
자문위원들은 다양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선 교육과정에서 기업의 역할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과 대학이 다양한 인재육성에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기우 인천재능대 총장은 “기업과 대학이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이를 위해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현실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대기업에만 가려고 하는 상황이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인데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에서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원장은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입시위주 교육을 거쳐 기업에만 들어오면 획일화된다”며 “인재포럼이 인재를 기업에 가두지 않고 활용할 수 있 ?방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대표도 “기업에서 보면 대학이나 고교에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많이 퍼져 있으나 사회가 너무 획일화되고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섭 부산대 총장은 “기업은 물론이고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가장 큰 문제는 경직성이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외국인이나 다문화 출신에 대한 포용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품성이나 인성 교육과 함께 외국어와 그 나라의 풍습·문화에 대한 교육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대학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다양한 인재를 받으라고 해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기숙사비, 등록금 제한 등 규제가 많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은 “몇몇 미국 대학의 기업가 정신과 이노베이션 정신이 미국 전체 산업을 이끌었듯 혁신이 이뤄져야 할 한국 대학이 혁신과는 거리가 가장 멀고 규제의 틀에 갇혀서 꼼짝할 수 없다”며 “국내 대학은 온라인 교육에 대한 정원도 교육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황당한 규제가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대학들이 제기한 90건의 불합리한 규제 중 30건은 풀었고 나머지도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 銹?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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