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투자 확대 논의
연 170일 해외 방문해 그룹 사업 '진두지휘'
[ 김병근 기자 ]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밖(해외)으로 나가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장단에 수시로 강조하는 말이다. 내수 침체 등으로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늘려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미다. 롯데가 올해 사상 최대 7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투자액(5조7000억원)보다 3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신 회장은 해외 출장이 가장 많은 대기업 총수 중 하나다. 연 170일가량을 현장을 챙기고 직원들을 독려하느라 해외에서 보낸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러시아 등 롯데가 진출한 곳뿐 아니라 미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앞으로 진출할 지역도 자주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한 해 비행기 마일리지만 12만1685마일(약 19만5833㎞)에 육박, 지구 네 바퀴를 넘는다.
이달에는 열흘 새 3명의 외국 정상급 인사들과 만났다. 우즈베키스탄, 인도, 베트남 등 롯데가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해외 3개국 리더들과 마주 앉아 투자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각국 정상급 인사를 연쇄 접촉하며 사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지원을 당부한다”며 “직원들보다 트렌드 변화를 잘 감지하고 방향성을 먼저 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28일 국빈 방한 중인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나 현지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호텔 외에도 다양한 롯데 계열사가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사업 기회에 목말라 있다”며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롯데케미칼은 현지 국영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 등과 합작으로 중앙아시아 최대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랄해 인근 수르길 가스전 개발과 석유화학 콤플렉스를 신설하고 운영하는 총 사업비 40억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이다. 롯데호텔은 수도 타슈켄트에 위탁경영 방식으로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를 2013년 10월 열었다.
앞서 지난 25일에는 레탄하이 베트남 호찌민 당서기장을 만나 ‘에코스마트시티 개발사업’을 위한 상호협력 약정을 맺었다. 지난 3월 베트남 출장 때 쯔엉떤상 국가주석을 만나 현지 투자 방안을 협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투자 확대 방안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롯데는 2004년 현지 제과업체 패리스를 인수하며 국내 식품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인도 진출에 성공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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