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프리스턴大 출신
270년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 도전
[ 이관우 기자 ]
괴짜 천재 수학자의 생애를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 영화 주인공 존 내시가 다닌 프린스턴대는 내시를 비롯해 폴 크루그먼 등 1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 동부 명문대학이다. 대학 졸업자는 “지구촌 학문 발전에 기여한 동문이 많다”며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요즘 프린스턴대 출신 인사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켈리 손(23·손우정·사진)이다. 동문 첫 LPGA투어 프로인 그가 270년에 가까운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LPGA 1부투어 우승 기록을 작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켈리 손은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스톡턴 시뷰호텔GC(파71·617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숍라이트클래식 2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쳤다. 전날 1언더파를 친 그는 중간합계 4언더파로 카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 등 4명의 선수와 함께 공동 3위 그룹에 올랐다. 단독 선두에 나선 모건 프레슬(미국·7언더파)과는 3타 차다.
10번홀에서 출발한 켈리 손은 2라운드 한때 단독 2위로 올라서며 프레슬을 1타 차로 추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다섯 枰걀?여섯 번째 홀에서 1m 안팎의 쉬운 파 퍼트를 잇따라 놓치며 단독 선두에 나설 기회를 날렸다. 그는 “친구들이 많이 응원해줘 기분 좋게 경기했다”며 “마지막 라운드는 생애 처음 선두권에 오른 만큼 긴장되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루키인 켈리 손은 9개 대회에 출전해 다섯 번 커트 탈락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기록해 눈에 띄지 않았다. 가장 좋은 성적은 처음 출전한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11위.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권에 진입한 만큼 김세영(22·미래에셋), 앨리슨 리(20), 이민지(19·하나금융) 등과 신인왕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켈리 손은 현재 신인왕 랭킹 11위에 올라 있다.
미국에서 골프와 공부를 병행하는 건 어렵다. 골프선수가 경기에 출전한다고 해서 소속 대학이 시험이나 리포트, 학점을 대충 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프린스턴대를 포함한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 LPGA투어 프로가 켈리 손 외에 두 명밖에 안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일대 역사학과 출신으로 LPGA 경기담당 이사를 맡고 있는 헤더 댈리 도노프리오(46)와 역시 예일대 경제학과를 나온 한국 동포 이지혜(35)가 그 두 명이다. 프린스턴대 출신은 켈리 손이 유일하다. 우승할 경우 최초의 프린스턴대 출신 LPGA투어 우승자가 된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켈리 손은 외과의사인 아버지(손원정)를 따라 여덟 살 때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갔다. 그는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졸업 후 월가에 취직하려 했지만 골프를 떠날 수 없었다”며 “우승하면 친구들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으니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취미에서 천직이 된 골프. 뒷바라지는 어머니(손계정)의 몫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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