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쌈지길 잘 팔릴까?..."개발제한구역 단점" vs "몇 안되는 국내매물"

입력 2015-06-01 09:52  

이 기사는 05월26일(08: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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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캡스톤자산운용이 매각키로 결정한 서울 인사동 쌈지길(사진)에 대한 투자업계(IB)의 관심이 높다. 올 상반기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매물 가운데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데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리테일(쇼핑몰) 매물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새롭게 개발할 여지가 적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가격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흔치않은 리테일 매물
쌈지길은 국내 패션업체 ‘쌈지’가 2004년 12월 문을 연 공예전문쇼핑몰이다. 본관은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4065㎡, 별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470㎡ 규모다. 공예품점·찻집·음식점·갤러리 등 95개 점포가 입점해 있다. 쌈지는 2005년 경영이 어려워지며 이곳을 은산토건 계열사에 팔았고, 2011년 10월 캡스톤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를 설정해 550억원에 사들였다.

쌈지길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에 몇 안되는 리테일 매물이라는 것이다. 특히 각 점포를 분양하지 않고 임대를 줘서 관리가 쉽다는 게 다른 쇼핑몰과의 차이점이다. 국내 쇼핑몰의 대부분은 시행사가 투자자금을 빨리 회수하기 위해 점포를 일반에 분양한다. 이 경우 상권구성(MD)을 관리하기 어렵고, 이해관계자가 많아져 쇼핑몰을 다시 매각하기 어렵다. 박현아 쿠시먼앤웨이크필드 이사는 “쌈지길은 판교 아브뉴프랑과 더불어 점포를 임대해 주인이 1곳인, 몇 안되는 리테일”이라며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에 자금은 넘쳐나는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도 쌈지길 매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김정은 세빌스코리아 부장은 “규모가 큰 국내 부동산 매물은 이미 지난해 말 거래가 끝났다”며 “유동성은 높은데 규모가 큰 국내 부동산 매물이 없기 때문에 쌈지길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개발제한구역…투자가치 낮아
반면 쌈지길을 포함한 인사동 일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낮다는 의견도 있다. A자산관리회사 관계자는 “인사동에 위치한 쌈지길은 새롭게 증축하거나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오로지 점포의 임대료로만 수익을 내야한다는 점에서 투자할 매력이 작다”고 했다.

국내 연기금·공제회·생명보험사 등 투자자(LP)들은 오피스빌딩 외 쇼핑몰에 투자한 경험이 적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계약할 때 정한 임대료를 받는 오피스빌딩과는 달리 쇼핑몰은 매출에 따라 임대료가 달라진다. 매출이 낮으면 임대수익도 떨어지는 구조다. 더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상권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피스빌딩에 비해 ‘귀찮다’는 인식이 많다.

B공제회 투자담당 관계자는 “투자기법이 선진화할수록 리테일 등 다양한 곳에 투자하는 게 맞지만 현실은 아직 보수적인 편”이라며 “쌈지길 매출은 관광객 의존이 높기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공제회 투자담당 관계자 역시 “예상 가격이 1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실제 거래는 그보다 낮은 가격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리스크가 높은 매물”이라고 평가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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