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찾은 충남 아산 하나마이크론 공장에는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뚫어져라 한 곳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반도체 패키징에 필요한 '레시피(recipe)'였다.
"음식마다 조리법이 있듯 반도체 패키징에도 레시피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칩 종류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나면서 반도체 패키징 절차와 기술도 더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신동국 하나마이크론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반도체 패키징은 단순한 물건 포장이 아니라 실제 장착 가능한 제품으로 최종 가공하는 과정"이라며 "하나마이크론은 다양한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어 어떤 고객사의 주문도 쉽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호조 수혜株…고객사 외주 점유율 1위
하나마이크론은 가공된 웨이퍼(반도체 원료인 실리콘 원판)를 조립·포장하는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다. 주요 고객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을 두고 있다.
올해 하나마이크론은 모바일 D램 중심의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고사양화와 기기당 탑재용량 증가로 모바 ?D램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하나마이크론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 후공정 외주 물량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수혜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D램 중에서도 지난 3월부터 매출을 시작한 저전력(LP) DDR4는 기존 LP DDR3 대비 전력소모가 40% 이상 낮기 때문에 올해 채용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국내 반도체 후공정 업체 중 LP DDR4를 대응할 수 있는 곳은 하나마이크론이 유일하다.
주고객사의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가동률 상승에 따른 수주 물량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제품 생산이 증가할 수록 자체 처리하던 메모리 제품 패키징 물량이 외주 업체로 나오기 때문이다.
신 전무는 "최근에는 비메모리 제품의 외주 패키징 비중도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23%에 그쳤던 비메모리 매출 비중을 올해 3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HT마이크론, 성장성 이상 無…올해 최대 실적 전망
하나마이크론은 올해 브라질 법인 HT마이크론의 사업 안정화와 실적 기여도 자신했다.
HT마이크론은 하나마이크론이 2009년 브라질 기업 PARIT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당시 하나마이크론은 2억명 이상의 인구와 풍부한 보존 자원 등 브라질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를 시작, 2013년 말 HT마이크론 공장을 완공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지원법인 파디스(PADIS) 대 燦胎섭?선정되면서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며, 브라질의 반도체 자급률 확대 정책인 PBB정책의 수혜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올 들어 HT마이크론은 하나마이크론 주가 부진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레알화 약세가 가속화되면서 달러 표시 부채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HT마이크론의 외환평가 손실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HT마이크론에 대해 향후 브라질 환율 안정화와 사업 영역 확대, 지속적인 정책 수혜가 기대돼 향후 성장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 1분기 HT마이크론 우려와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도 양호한 업황에 따라 호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60억원을 기록했고, 매출과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0%, 154% 늘어난 709억원과 42억원을 나타냈다.
하나마이크론은 올해 영업이익과 매출 가이던스(목표치)를 각각 395억원, 3610억원으로 제시하며 사상 최대 실적 달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전무는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 성적이 비교적 양호하게 나온 점을 감안하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반도체 패키징이라는 안정적인 본업에 사물인터넷(IoT)과 웨어러블 기기 등 신사업을 접목시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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