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더 가파른 하락
[ 김유미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닷새 연속 올라(원화가치 하락) 달러당 1110원 선을 넘어섰다. 하지만 엔화가치는 그보다 더 떨어져 ‘엔저(低)’는 오히려 더 심화됐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원 오른 달러당 1110원20전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1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23일(종가 1114원60전)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22일(달러당 1090원10전) 이후 5거래일 연속 올라 이 기간 상승폭은 20원10전에 달했다.
지난달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뒤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했다. 최근 미국의 1분기 성장률 수정치가 속보치(0.2%)보다 낮은 -0.7%(연율 기준)에 그치는 등 지표는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강(强)달러 기조를 흔들진 못했다.
국내 경제 여건도 원화가치를 약세로 이끌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수출 부진 소식이 외환당국 개입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하락하면 해외 자금의 뭄?유입이 줄어들 수 있어 원화가치 약세 요인이 된다.
이 같은 원화 약세에도 수출 경쟁력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출 부진의 원인인 엔화 약세는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는 지난달 28일 이후 달러당 124엔대까지 내려앉았다.
그 결과 엔화와 비교한 원화가치는 오히려 예전보다 높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환율(외환은행 최종고시 기준)은 이날 100엔당 894원10전으로 전거래일보다 48전 내렸다(엔화 대비 원화가치 상승). 원·엔 환율은 지난달 27일 100엔당 900원 밑으로 내린 뒤 895원대를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 금리 인상이 부각될 때마다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 연구위원은 “다만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가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추가 급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달러 대비 엔화 약세도 계속되고 있어 엔저 현상이 당장 꺾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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