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에 내수株도 하락
"차익실현 욕구 분출된 듯"
[ 김동욱 기자 ] 대규모 기관 매물 탓에 코스피지수 2100선, 코스닥지수 710선이 동시에 무너졌다.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난항을 겪고 있는 그리스 구제금융, 수출실적 부진과 엔화 약세 같은 각종 악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로 수출주뿐 아니라 내수주까지 동반 약세를 보였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3.73포인트(1.13%) 하락한 2078.64에 마감했다. 지난달 12일(2096.77) 이후 14거래일 만에 지수 21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지수는 기관이 2110억원 규모 대량 순매도를 한 탓에 속절없이 밀렸다. 5월 이후 하루 기관 순매도액으론 5월6일(2184억원)과 21일(2520억원) 이후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주 부진으로 운송장비업종지수가 6.37% 하락했고, 메르스 확산 우려로 내수관련 지수인 음식료품지수가 2.24%, 유통업지수가 1.94% 각각 빠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883개)의 3분의 2(67.61%)가 넘는 597개 종목이 하락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중에서도 주가가 오른 것은 삼성전자(0.93%) 등 15개 종목에 불과했다. 그나마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하락을 면한 것은 지배구조 개편주로 분류되는 삼성SDS를 비롯한 삼성그룹 4개사와 KB금융 등 은행·보험 3개사 등이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메르스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증시를 주도했던 내수주, 성장주, 중국 관련주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가 분출됐다”며 “이달 중순까진 조정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날 7년5개월 만에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던 코스닥지수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0.96포인트(1.53%) 하락한 704.77을 기록했다. 하루 낙폭으론 5월6일(11.96포인트) 이후 한 달 만에 최대치다.
메르스 유행으로 인해 중앙백신, 이-글벳 등 백신 관련주를 중심으로 37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지만 코스닥 상장사의 70.84%인 724개 종목이 떨어졌다. 유아용품 업체 보령메디앙스와 화장품 관련주 코스온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고 아가방컴퍼니가 11.83% 급락하는 등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관련 종목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셀트리온(-1,56%) 다음카카오(-4.04%) 동서(-2.66%)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부진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이 103억원, 기관이 40억원어치 동반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22일 이후 6거래일 만에, 기관은 지난달 27일 이후 4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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