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주택시장은 뉴타운 등 신규 분양 단지들이 이끌었다. 도심에서 가까운 입지와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등에 따른 희소성이 맞물려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계속되는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은 저금리 상황을 활용해 신규 분양시장에 속속 뛰어들었다.
최근 분양한 북아현뉴타운의 ‘e편한세상 신촌’의 경우 10.68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왕십리뉴타운 3구역 ‘센트라스’도 평균 10.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아현역푸르지오’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6.6 대 1이었다. 분양 직후 이 아파트 단지들 청약에는 웃돈까지 붙으면서 신규 분양 단지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서울뿐만이 아니다. 수도권에서는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곳도 많았다. ‘동탄역 반도유보라 5.0’은 평균 55.67 대 1, ‘동탄역 반도유보라 6.0’은 62.85 대 1, ‘동탄2신도시 2차 푸르지오’는 58.54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경기 하남 미사지구 ‘미사강변리버뷰자이’는 평균 23.8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분양은 497가구 모집이었는데 1순위 청약에만 1만1870명이 몰렸다. 지방 신규분양 시장은 더 뜨거웠다. 울산 ‘약사 더샵’이 평균 176.3 대 1의 놀라운 경쟁률을 보였던 게 단적인 사례다.
하반기에도 신규 분양 인기 지속될 듯
상반기 인기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서울 강남과 대구 부산 아파트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된 데다 올해 상반기 고가로 분양했던 단지들도 수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는 강남권 분양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8월에는 가락동 가락시영 재건축, 9월엔 서초동 우성2차를 재건축하는 ‘서초우성2 래미안’, 10월에는 반포한양을 재건축한 ‘반포한양 자이’, 11월엔 청담동 청담진흥을 재건축하는 ‘코오롱 하늘채’, 12월에는 반포동 삼호가든4차를 재건축한 ‘푸르지오’가 연달아 나온다. 서초동 우성3차,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관리처분을 준비하는 개포 2·3단지, 7월 관리처분을 앞둔 강동구 고덕주공 2단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상반기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지방 분양 시장도 노려볼 만하다. 대구에서는 반도건설이 9월 대구국가산업단지에서 전용면적 68~84㎡의 중소형 813가구를 분양한다. 부산에서는 대우건설과 SK건설이 각각 대연6구역, 대연7구역 재개발 아파트를 선보인다. 대연6구역은 866가구, 대연7 맙だ?780가구가 일반분양분으로 나온다.
청약에서 떨어진 사람들은 열기가 뜨거운 위례·하남미사 등 서울 및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분양권 매매 시장에 눈을 돌리면 된다. 인기 지역 단지의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하반기 속속 종료되기 때문이다.
분양권 매매는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실수요자와 자금력이 부족한 투자자에게 더할나위 없는 내집마련 기회이자 투자 수단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분양권의 경우 청약 당시와 달리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다만 분양권을 구입할 때는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구입해야 한다. 또한 많은 건설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만큼 해당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면밀히 검토한 뒤 분양권 매입에 나서야 한다. 중도금과 대출금 이자 납입 여부와 대출 승계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중도금 연체가 있는 경우 해당 은행에 이자납입 유무를 확인하고 대출 승계를 받아야 한다.
상반기 다세대·연립주택도 ‘부활’
그동안 아파트에 밀려 ‘찬밥신세’였던 다세대·연립주택(빌라)도 상반기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와 월세 수익을 겨냥한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다. 지난 3월 서울시 빌라 거래량은 5393건으로 6년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빌라 전셋값은 2011년 1분기보다 46% 상승했다. 서울시 빌라의 전용 ㎡당 전세금은 2011년 1분기 213만원에서 올해 1분 ?311만원으로 98만원 올랐다. 서울 빌라의 평균 전세 거래금액도 2011년 1분기 1억1096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1억4052만원으로 2956만원 상승했다.
빌라의 편의시설 수준이 이전보다 높아진 것도 인기 요인이다. 아파트 수준의 보안 시설을 갖추고, 브랜드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식기세척기, 붙박이 가구를 사용한 신축 빌라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반기 빌라 구입에 관심이 있다면 경매시장을 노려볼 만하다. 특히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5억원에 달하는 서울에서는 저렴하게 빌라를 매입하려는 수요가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환금성은 낮지만 가격이 싸다는 빌라의 매력을 경매시장을 통해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까지 경매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지역적으로는 서울 강남권이 다른 지역보다 두드러진다. 강남권 직장에 다니는 젊은 층 수요가 두텁고, 이들에게 월세로 임대하기 위해 빌라를 사들이는 투자자도 크게 늘었다. 하반기에도 이런 빌라의 인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조합 아파트도 대안될 수 있어
상반기 인기를 끈 아파트 단지는 분양가가 다소 비싸다는 단점이 있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조금이라도 싼값에 집을 구하려는 실수요자들이 사업 추진이 빠른 지역주택조합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이란 일반 분양 단지와 달리 조합원들이 직접 돈을 모아 일종의 ‘공동구매’ 형태로 땅을 사 아파트를 짓는 것을 말한다. 보통 사업기간이 짧아 분양가가 싸다는 장점이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은 정부가 규제완화책을 내놓으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조합원 자격이 당초 사업지와 같은 ‘시·군’에서 ‘시·도’ 6개월 이상 거주자로 확대돼 조합원 모집이 수월해졌다. 청약통장에 가입돼 있지 않아도 되고 전용면적 85㎡ 이하인 주택을 한 채 보유하고 있어도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사업은 미분양이나 사업 실패에 따른 위험을 조합원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 게 부담이다. 조합원 모집 실패로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분양 가격이 오르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현재 추진 중인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인허가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자금은 믿을 만한 신탁사가 관리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한 뒤 조합에 가입하는 게 안전하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 동작구, 경기 남양주시 등에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어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박상언 < 유엔알컨설팅 대표 ceo@youandr.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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