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김여정 중심으로 재편

입력 2015-06-03 16:20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우상화와 체제 선전을 전담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재편은 지난해 하반기 소속 간부들이 대거 교체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 김기남 노동당 비서의 은퇴까지 이어지며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북한의 괴벨스'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우상화 선전선동을 총괄해온 김기남 당 비서는 올해 들어 주요 행사에 불참하거나 주석단에서 밀려나는 모습을 보였다. 정보당국은 김기남이 은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김기남은 지난 4월 초 이후 약 2개월 째 공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김기남의 빈자리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과 리재일 제1부부장이 채우고 있는 양상이다.

김여정은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수행하기 시작했지만 북한 매체에서 당 부부장으로 처음 호명된 것은 지난해 11월 김정은 제1위원장의 4·26만화영화촬영소 방문 때다.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을 수행한 간부는 김여정과 함께 김기남 당비서, 리재일 제1부부장, 김의순 부부장 등 모두 당 선전선동부 소속이다.

김의순 부부장은 내각 국가검열상 김의순과 동명이인으로 전해졌다.

김여정은 앞서 당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대거 교체된 지 불과 2개월 뒤?당 부부장으로 소개돼 이 시점에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전격 임명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작년 9월 초부터 10월 중순 건강 이상으로 40일간 두문불출하는 동안 당 선전선동부 등 중앙과 지방의 간부들을 대거 교체 및 숙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던 최휘, 부부장이던 권혁봉과 김병호가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으며 실제 이들 3인은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종합대학 졸업 후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거쳐 선전선동부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다는 점에서 김여정의 역할은 더욱 주목된다.

3대세습 체제 고수를 위해서는 군 뿐 아니라 체제 홍보와 주민 사상교육 등 선전선동이 막중하다는 인식 아래 김여정이 과도기에 있는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위해 이 업무를 이끌어가는 셈이다.

리재일 제1부부장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에 거의 빠짐없이 수행하고 있어 김기남 대신 김정은 체제의 차세대 '괴벨스'로 주목받고 있다.

평양신문사 기자와 출판지도국장 출신인 리재일은 2004년부터 현직에 있으면서 김기남과 호흡을 맞추며 선전선동업무를 이끌어왔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3일(북한 매체 보도날짜) 강원도 원산 고아원 건설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자리에는 안동윤 부부장도 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안동윤은 1990년부터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일해온 베테랑이다.

물러난 부부장 3인 대신 충원 인물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기존 선전분야에서 활동해온 인사들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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