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병일 / 김명상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확산되면서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 예약이 무더기로 취소되고 있다. 이달 중순 이후 여행 상품은 문의마저 끊겨 성수기를 앞둔 여행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메르스로 예약을 취소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은 4400여명으로 집계됐고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만 관광객은 더 심각하다. 대만관광국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3일까지 방한 예약을 취소한 대만 여행객이 2000여명에 이른다. 대만 외교부는 이날 한국 수도권 지역의 여행경보를 1단계인 ‘회색(일반주의)’에서 2단계인 ‘황색(안전주의)’으로 격상했다.
홍콩 언론들도 최근 며칠 새 한국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3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홍콩 여행객 285명이 서울 여행 상품 예약을 취소했다. 일본에서도 이달 말 이후 한국 관광을 예약했다가 2~3일 사이에 취소한 일본인이 약 10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주요 여행사들도 밀려드는 예약 취소에 비상 상태다. 하나투어는 지난 1일 300명의 방한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한 데 이어 2일에도 254명이 한국 방문을 취소했다. 모두투어는 6월 방한 예약자 5000여명 중 10%가량이 예약을 취소했으며 메르스 확산 여부에 따라 취소율이 50%를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요우커는 이달 중순 이후 예약이 전무한 실정이다. 예약하고도 출발 당일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여행객인 ‘노쇼(no-show)’도 늘고 있다. 중국 전담 여행사인 A사 관계자는 “출발 당일 취소하면 여행경비를 일절 돌려받지 못하는데도 여행을 포기할 정도로 불안감이 크다”며 “오는 15일 이후 예약이 뚝 끊겼는데 이대로 가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발생으로 6개월 가까이 개점휴업했던 2003년의 분위기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유재 모두투어 인터내셔널 대표는 “중국 현지 여행사들은 한국이 위험하니 대신 일본으로 가라는 권유를 하고 있다”며 “여행지를 일본으로 바꾸는 여행객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김명상 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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