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200억弗 조달
공개 IPO의 33배 달해
[ 박종서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의 회사 가운데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는 대신 비공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회사 주식을 사모펀드나 임직원에게만 매각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면서 ‘사모 기업공개(IPO)’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벤처캐피털 조사업체인 CB인사이츠를 인용해 올 들어 미국 기술기업들이 비공개로 끌어모은 자금이 20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IPO로 조달한 자금(6억달러)의 33배 이상이다.
제한된 기업과 사람으로부터만 투자받은 대표적 사례는 모바일 메신저업체 스냅챗이다. 스냅챗은 지난 1월 투자자를 공개하지 않은 채 4억860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업체 핀터레스트와 숙박 공유사이트 운영업체 에어비앤비 등은 창업주주들이 정해진 가격과 날짜에 회사 임직원과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자금중개업계는 자동차 공유서비스 회사 우버가 지난달 사모시장에서 100억달러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모 IPO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공개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늘어난 이유는 투자대상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3년 전만 하더라도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넘는 신생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은 10여개에 그쳤지만 지금은 100개 가까이로 늘었다. 2012년 발효된 창업기업지원법(잡스법)은 IPO를 하지 않은 회사의 주주 숫자를 500개에서 2000개로 늘려줘 돈이 몰릴 수 있게 했다. FT는 “유망한 기술기업이 IPO를 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 등이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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