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그리스 협상 기대에 반등 시도…내수株 긍정적

입력 2015-06-04 07:31  

[ 박희진 기자 ]
4일 국내 증시는 그리스 협상 타결 기대감과 미국 증시 상승 영향으로 제한적인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와 국내 수출 둔화 우려 등은 여전히 부담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상승했다. 그리스 채무상환일을 이틀 앞두고 구제금융 협상 타결 기대감이 번졌고,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날 코스피·코스닥지수는 조정 양상이 지속됐다. 메르스 확산 공포와 수출 둔화 등 부담요인들이 시장 분위기를 지배했다. 코스닥지수는 5거래일만에 700선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동안 연거푸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는 구제금융 협상 타결 기대감에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 그리스 정부는 국제채권단에 구제금융 분할금 지원 등을 위한 협상의 최종 개혁안을 제출했다. 이번 개혁안은 지난 3월 말 개혁안과 비교했을 때 재정수지 목표치와 연금 개혁, 부가가치세 개편, 공기업 민영화 등에서 일부 양보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돌발 악재로 떠오른 메르스에 대해서도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특히 메르스로 인해 급격히 위축됐던 내수주 투자심리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메르스 공포는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었다"며 "코스피의 약세 흐름 속에서도 필수소비재 소비자유통 레저 업종은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부터 서둘러 메르스 리스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며 "아직까지 한국의 메르스가 구조적으로 빠른 확산성을 보인다고 판단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메르스 확진 환자가 추가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매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검사에서 의료인 2명을 포함해 5명이 양성으로 추가 확인돼 전체 환자 수가 35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최근 코스피지수의 조정요인 중 하나였던 수출 둔화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시장은 엔화 약세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걱정하고 있다. 원·엔 재정환율은 9거래일째 100엔당 900원을 밑돌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엔화 약세 압력은 단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일본과 경쟁하는 자동차 석유 기계 조선 등 국내 수출 기업들의 스트레스 증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은 수출주보다는 내수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특히 메르스로 인한 내수주 부진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권유했다.

김 연구원은 "메르스로 인한 과도한 투자심리 위축에 대해서는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편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메르스 확산이 심화될 경우에는 내수주 포트폴리오를 실내활동과 관련된 홈쇼핑 미디어 게임 위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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