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들, 예정이율 줄줄이 인하…보험료 인상 가시화

입력 2015-06-04 10:15  

[ 채선희 기자 ] 예정이율 0.25%포인트 인하…보험료 최대 10% 인상 될 듯
수익성 악화에 인하…투자영업이익·순이익은 오히려 늘어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지난 1일부터 줄줄이 예정이율을 내리면서 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손보업계는 수익성 하락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해보험은 지난 1일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삼성화재는 4월 1일 예정이율을 인하했으며 메리츠화재는 내달 1일 인하할 예정이다.

인하 수준은 기존 3.5%에서 3.25%로 대부분 같다. 예정이율 인하는 15년 이상의 저축성·보장성 상품 등에 적용된다. 국내 1~5위 손해보험사들이 모두 예정이율을 인하하면서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도 가시화됐다.

예정이율이란 보험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금리로 고객이 지급한 보험료로 자산을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을 의미한다. 은행 예금금리와 유사한 개념인 것.

예정이율을 낮춘다는 것은 보험사들이 수익률 하락을 우려한다는 의미이므로 통상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업계에선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인하하면 보험료는 평균적으로 7~10% 가량 인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예정이율은 인하하지만 적용 상품의 보험료가 모두 인상되는 것은 아니다"며 "사업비용 등을 최대한 절감해 과도하지 않은 수준에서 보험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들이 예정이율을 내린 배경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자산운용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장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며 "그러나 금리가 단계별로 인상되므로 적어도 올해까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보험사들이 수익성 악화 보완 방법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한 데 대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1분기 손보사들의 투자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손보사의 1분기 투자영업이익은 1조72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55억원(24.2%) 증가했다. 투자영업이익이 늘면서 1분기 순이익도 821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88억원(43.4%) 늘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으로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하는데 투자익익·당기순익 흑자 등을 보면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보험료 인상 전에 사업비 절감, 자구책 마련 등의 과정이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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