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2년 전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꾼' 아버지…아들의 메시지는?

입력 2015-06-04 10:36   수정 2015-06-04 10:54

7일 이건희 회장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 22주년
이 회장 와병 중 맞는 두번째 기념일, 조촐하고 조용히
삼성 새 리더 이재용 부회장, 새 경영 메시지 주목




[ 김민성 기자 ] 오는 7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이 22주년을 맞는다.

이 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두 다 바꾸라"는 공격적 체질 변화와 긴장감을 그룹 전반에 주문했다. 이 선언 이후 끊임없이 미래 산업을 개척해 반도체, 스마트폰, TV 등 첨단 제품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번 기념일은 지난해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맞는 두번째 맞는 기념일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축하 행사 대신 조촐한 사내 기념방송으로 초심을 되새긴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4일 "오는 8일 오전 계열사 내 22주년 기념방송으로 신경영 의미를 되새기고 조촐하게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반도체 사업 초기, 미국과 일본 반도체 엔지니어를 ?아다니며 기술 이전을 타진한 이 회장의 젊은 시절 모습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원 중인 이 회장의 쾌유를 비는 사내·외 응원메시지도 함께 실린다.

이 회장이 쓰러진 직후였던 지난해 21주년 기념일에도 삼성은 특별 사내방송으로 조용하게 의미를 되새겼다. 신경영 초심으로 돌아가 '마하 경영'으로 삼성그룹의 안팎의 위기를 돌파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래야 향후 100년 기업, 초일류 삼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방송 말미 이 회장의 쾌유를 비는 임직원 응원글을 슬라이드로 내보냈다. 해당 프로그램 부제는 '모든 삼성 임직원과 함께 회장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였다.

이 회장이 신경영 기념식 때 마지막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건 2012년 6얼 7일 20주년 때였다. 부인인 홍라희 삼성 리움미술관 관장과 함께 신라호텔에서 기념 만찬을 열었다. 그해 연말 전 임직원에게 20주년 특별 보너스도 두둑히 지급했다.

당시 이 회장은 신경영 20년을 돌아보며 "1등 및 자만의 위기와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한다.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한 길로 달려왔다. 양적 사고 방식을 질적 행동 중심으로 바꾸면서 창업 이래 최대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신경영 22주년을 맞아 삼성의 새로운 리더로 자리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떤 새 메시지를 전할지도 관심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아버지인 이 회장이 맡던 삼성생명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직을 한꺼번에 물려받은데 이어 삼성의 모태기업인 삼성물산과 실질적 지주사인 제일모?간 합병을 전격 발표하며 그룹 경영권을 공고히하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최근 가족 관련 이슈와 대외 행사에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가능성은 낮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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