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과잉 공포' - 내수 타격] 경기 부진에 메르스까지…11일 금리 결정 변수되나

입력 2015-06-04 20:42  

[ 김유미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변수로 떠올랐다. 일부에선 수출 부진에 메르스까지 경기에 타격을 주고 있다며 금리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현재 연 1.75%)를 결정한다. 금통위는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8월과 10월, 올해 3월 기준금리를 내렸다. 지난 4월과 5월엔 ‘향후 경기를 지켜보겠다’며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 관측이 늘었다. 내수 회복이 미미한 가운데 수출은 지난달 10.9%(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다. 가파른 엔화 약세를 원화가 못 쫓아가면서 원·엔 환율은 7년 만의 최저치인 100엔당 890원에 다가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조시 노블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환율전쟁에서 평화주의자를 자처해왔지만 이제 어쩔 수 없이 그간의 중립 입장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르스 확산도 내수에 악재로 떠올랐다. 소비를 떠받치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방문을 대거 취소하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 가까스로 살아나는 듯했던 경제심리가 흔들릴 경우 올해 3%대 성장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같은 신흥국인 태국이 금리를 연 1.5%로 내린 점 등도 주시했다. 미국이 이르면 오는 9월 금리 인상을 시사한 만큼 한은이 금리를 내릴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리 인하를 손쉽게 결정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맞선다. 김상훈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2분기 금리 인하가 올해 마지막 금리 인하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시장 금리가 급등할 수 있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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