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허상으로 가득한 지성의 전당

입력 2015-06-04 20:51  

대학의 위선

데버러 로드 지음 / 윤재원 옮김 / 알마 / 352쪽 / 1만6000원



[ 유재혁 기자 ] 미디어가 매년 발표하는 대학 순위는 허점 투성이인 가짜 정보에 의해 좌우되기 십상이다. 대학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설문 대상자들은 입소문으로 전해지는 명성이나 예전의 순위 기록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계속 반복되기 마련이다.

높은 순위에 오르려면 호화로운 서비스나 스포츠 프로그램, 장학 순위 등이 중요하다. 학습 경험을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가령 법학대학원 순위를 산정할 때 현장 실습이나 바람직한 공공서비스 프로그램 등 교육의 질을 높여주는 항목들을 배제한다. 대부분 대학은 표면적인 순위를 높이는데 우선 투자함으로써 교육의 질은 후퇴하고 있다.

《대학의 위선》는 오늘날 대학이 마주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들춰내고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부적절한 학사 운영뿐 아니라 교수들이 지위를 추구하느라 본연의 지식 탐구를 도외시하는 실태를 고발한다. 대다수 교수는 수상을 하거나 미디어에 출연하고 학술지에 기고하는 것 등을 성공의 징표로 삼는다. 이 때문에 종종 표절사건을 일으키고 시간강사를 자신의 수업에 들여보낸다.

저자는 지식인의 공적 역할을 회복하고 효율적인 학사 운영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교수와 시간강사의 적절한 보상체계, 저작권법 위반이나 표절 같은 윤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알려준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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