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관심영역이 참 넓구나 하고 치부할 수 있지만 이 둘의 제휴는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하는 한국 언론계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대기업의 자본을 유치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제일재경미디어는 중국에서 국영 CCTV 다음으로 큰 방송미디어그룹인 SMG의 계열사입니다.상하이미디어그룹은 상하이시 정부 산하 국유기업으로 자산규모가 435억위안이고 직원수가 1만8000여명에 달합니다. 제일재경미디어는 2004년 경제신문 제일재경일보를 설립하고 경제방송도 운영하는 등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등에 업고 높은 성장을 구가해왔습니다.
제일재경일보와 알리바바의 제휴가 눈길을 끄는 건 자본제휴보다는 둘이 향후에 전개할 사업제휴 때문입니다.알리바바가 축적한 각종 온라인쇼핑 동향에 대한 통계를 활용한 금융DB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입니다.경제관련 데이터를 모바일로 이해하기 쉽게 서비스하는 게 핵심입니다.8월중 시작할 예정입니다.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 본사에 갔을 때 거대한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전세계의 온라인 주문 상황이 다양한 분석 틀로 표시되는 걸 보고 놀란 기억이 남습니다. 다양한 상품의 구매 동향은 기업들로서는 소중한 마케팅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경제신문의 주요 독자층이나 알리바바가 보유한 DB의 수요층이 겹친다는 게 둘이 제휴한 배경이 아닐까요.알리바바와 제일재경미디어는 이달중 중국에서 처음으로 중국소비빅데이터보고서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양사는 모바일로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재테크관리를 해주는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알리바바는 이미 자사의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금융플랫폼도 이미 구축하고 있습니다.온라인쇼핑할 때 사용하는 온라인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의 자투리 자금을 운용하는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를 2013년 출시한 것이나 알리페이 앱에서 각종 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게 그것입니다.그 주식정보를 제일재경미디어가 제공하고 있지요.알리바바는 이미 지난해 11월 상하이미디어그룹과 금융서비스 분야 협력에 합의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제휴를 준비해왔습니다.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를 받은 알리바바는 인터넷금융싱크탱크도 공동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한국도 그렇지만 글로벌 미디어 업계는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온라인콘텐츠의 급증으로 수익모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일각에선 그 대안으로 DB서비스를 얘기합니다.DB정도는 돼야 유료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월스트리트저널이나 로이터통신 등은 이미 DB서비스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하지만 언론사 혼자만으로 DB를 구축하기엔 쉽지 駕윱求?빅데이터를 보유한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하지요.그런 점에서 제일재경미디어는 괜찮은 파트너를 잡은 겁니다.
알리바바의 경쟁력은 빅데이터에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습니다.알리바바가 공격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소액대출업(대부업)이나 지난해 민영은행으로 설립인가를 받은 인터넷은행이나 모두 빅데이터를 경쟁력으로 내세웁니다.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우샤오치우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은 “알리바바가 보유한 개개인의 소비패턴과 온라인결제 통계는 은행이 갖고 있는 신용데이터보다 현실을 더 잘 반영한 좋은 신용정보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더욱이 알리바바와 제일재경미디어는 미디어 스타트업을 키우는 미디어 인큐베이터사업도 벌일 계획이라고 하네요.요즘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실험을 주도하는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요.전통 미디어들은 이들 가운데 괜찮은 스타트업 인수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제일재경미디어로선 자체 운영하는 인큐베이터에서 싹수가 있는 스타트업을 찾아 투자하는 식으로 비즈니스모델을 혁신해나갈 수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제일재경미디어 투자와 같은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건 한국의 언론계 역시 디지털 환경에 맞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하는 비슷한 숙제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경제DB서비스부터 모바일재테크관리시스템,모바일 주식정보 제공,인터넷금융 싱크탱크,산업동향 보고서 발표 등 한국 언론계도 훌륭한 파트너와 협업해 해야할 일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