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SW분야 실무감각 익히는 데 큰 도움"

입력 2015-06-05 07:00  

제3회 TOPCIT 정기평가


[ 최규술 기자 ]
“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실무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내 실력 중 어느 분야에 강하고 약한지 TOPCIT 시험을 통해 점검하고 있어요.”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실무 역량 평가 지수인 TOPCIT 제3회 정기평가가 지난달 30일 전국 50개 대학, 118개 고사장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이날 서울 숭실대 고사장에서 만난 최가람 씨(29·서울대 대학원)는 2014년 1회 정기평가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도전이다. 대학에서 생체공학을 전공한 그는 “ICT·SW를 기반으로 한 융합 학문을 연구 중인데, ICT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TOPCIT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고사장에는 최씨처럼 TOPCIT 점수를 활용해 ICT·SW 기업의 취업문을 두드리려는 취업준비생이 많았다.

숭실대 3개 고사장에 응시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류는 대학생이었다. 채용 경향 변화와 취업난으로 객관적 평가를 받기 위해 TOPCIT 응시생이 매년 늘고 있다. 실제로 80여개의 공공기관과 기업, 대학 등에서 TOPCIT을 신규 인력 채용이나 재직자 실무 역량 진단·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고사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 응시자는 “이공계 채용시장도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 채용 시스템처럼 실무와 동떨어진 스펙만을 평가하지 않고 면접에서 코딩을 짜보라는 등 실무처리 능력을 검증하는 추세여서 TOPCIT 성적으로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80개사 채택…응시생 꾸준히 증가

시험을 주관하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이하 IITP) 정재훈 수석연구원은 “1, 2회 정기평가와 달리 3회 정기평가부터는 응시료를 유료로 전환한 첫 시험임에도 많은 학생이 응시했다”며 “입사 시 TOPCIT 성적으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지난 1, 2회 때보다 기업들의 TOPCIT 활용 범위가 확대돼 재학생의 참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험장 풍경도 여타 시험과는 달랐다. 시험 직전까지 관련 책자를 꺼내놓고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는 지원자는 없었다. TOPCIT 개발과 정기평가를 주관하는 IITP는 도입 초기부터 대학 교과 과정을 충실히 이행하거나 현업에서의 실무 경력이 있으면 충분히 응시할 수 있는 평가 제도라는 것을 거듭 강조해왔다. ICT·SW산업 현장에서 직면할 법한 다양한 문제 상황을 수행형 문항으로 제시해 지원자들이 평소 대학 및 현업에서 갖춘 역량을 측정하고자 한다는 것이 TOPCIT의 도입 취지였기 때문이다. 응시자들이 정시에 컴퓨터에 로그인해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지각생은 없었다. 수행형 문제 중 코딩을 직접 짜는 문제를 마주한 응시자들은 답안을 미리 그려볼 수 있는 메모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정기평가를 마치고 고사장을 나서는 응시자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올해 처음 정기평가에 도전한 신준태 씨(25·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3학년)는 “최근 ICT·SW 기업에서 채용 시 지원자의 학벌이나 스펙보다 실무 역량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취업에 성공한 선배들이 성적이나 토익에 매달리기보다 전공 전문성을 먼저 키우라는 조언에 따라 TOPCIT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론보다 실무역량 검증에 무게

이날 고사장에서는 신씨 같은 대학생 외에도 ICT·SW 현업에 재직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벤처 소프트웨어기업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직장인 김재영 씨(34·서울 관악구)는 “산업 현장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ICT·SW 트렌드를 시험에 잘 반영했다. 학생들에게는 문제가 조금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응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SW산업 종사자들은 동향 변화에 민감해야 하고 유연한 사고를 지니는 게 중요한데, 재직자들의 실무 역량 현주소를 주기적으로 진단하기 위한 용도로써 TOPCIT에 응시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TOPCIT 65문항은 객관식과 단답형 서술형, 수행형으로 구성된다. 1000점 만점으로 평가되며 점수에 따라 1등급부터 5등급까지 ‘수준’을 부여한다. 정재훈 IITP 수석연구원은 “맹목적으로 고득점을 추구하기보다는 기업에서 인재 선발 시 실무에 투입 가능한 실무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판단하는 성적인 3수준(400~699점) 이상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고 도전할 것을 권한다”며 “TOPCIT 3수준(400~699점)은 TOPCIT을 활용하는 대부분의 기관이나 기업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준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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