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민간발전사의 ‘굴욕’…채권 안팔리고 신용 추락

입력 2015-06-05 11:35  

GS이앤알 회사채 5년물 '사자' 수요 모집금액 20% 그쳐
1분기 영업익 전년비 30% 급감하자…작년 380% 몰렸던 투자자 '외면'
올 들어 전력 공급가격 하락세…경기침체로 수요 줄어
SK계열 하남에너지는 업종안정성 불구 'A+'로 강등



이 기사는 06월02일(05: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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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정적인‘ 업종으로 평가받는 민간발전사들이 영업환경 악화로 곤경에 빠졌다. 채권을 사겠다던 인파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신용평가사들의 눈초리도 싸늘해졌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이앤알(옛 STX에너지)은 지난 달 27일 회사채 사전 수요조사(수요예측)를 실시했다가 낭패를 봤다. 투자자들의 무관심으로 오는 4일 발행 예정인 5년 만기 1000억원어치 회사채 경쟁률이 0.2 대 1(5년물 기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팔리지 않은 회사채?의무적으로 인수해야 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6개월여만에 이 정도로 인기가 이렇게 식을 줄은 생각 못했다”고 당혹감을 표시했다.

GS이앤알(신용등급 A+)은 반월, 구미 공단에 고압증기를 독점 공급하고 발생전력은 모두 한국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 회사다. 작년 GS그룹으로 넘어오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일정 마진을 보장하는 집단에너지사업법에 근거한 안정성과 GS그룹의 우량한 신용 덕분이다. 작년 11월 실시한 10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엔 무려 38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올 1분기 실적은 기대를 우려로 바꿔놨다. 연결 기준 매출액이 22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줄고,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30.3%나 감소했다. 올 들어 전력판매가격(SMP)이 꾸준히 하락한 탓이다. 근본적으로는 경기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공급 부족’ 상황이 ‘공급 과잉’으로 돌변한 게 원인이다.

한 발 앞서 회사채를 발행한 다른 발전사들도 예상보다 많은 이자를 지급키로 약속해야 했다. 지난 3월 GS이피에스(AA)와 한화에너지(AA-)는 모두 ‘정찰가격’으로 간주되는 채권평가사 평가가격보다 싼 값(평가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발행을 완료했다. 빚이 많고, 다른 사업도 병행하는 구조상 원리금 상환을 안심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부분 ‘AA급’(상위 2~4번째)으로 굳건하던 민간발전사들의 신용등급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일 영업환경 악화를 반영해 SK그룹 계열 하남에너지서비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떨어뜨렸다. 이로써 전체 20개 발전업종 회사채 중 A급 이하는 세 곳으로 늘었다.

오수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안정적인 사업기반에도 불구하고 SMP 하락과 높은 차입금 비중 때문에 영업실적이 당초 기대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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