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매뉴라이프 1R 생애 최저타 9언더 치며 선두
바람 안 불고 그린 쉬워 출전 선수 3분의 2가 언더파
김세영 '무보기' 7언더 6위
[ 이관우 기자 ]
‘황제의 조카’ 샤이엔 우즈(25·미국·사진)가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케임브리지의 휘슬베어 골프클럽(파72·6613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 LPGA 클래식에서다. 샤이엔은 이날 개인 통산 최저타 기록인 9언더파를 몰아치며 크리스티 커(미국), PK 콩그라판(태국)과 함께 1라운드 공동선두에 나섰다. 샤이엔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의 이복형인 얼 우즈 주니어의 딸이다.
‘황제의 그늘’ 벗어날까
샤이엔은 ‘어디 있다가 지금 나타났나’ 싶을 정도로 빼어난 샷감을 선보였다. 이글 1개, 버디 8개를 쓸어담는 대신 보기는 단 1개밖에 범하지 않았다. 티샷한 볼은 모두 페어웨이에 떨어졌다. 그린을 놓친 건 두 차례뿐이다. 그는 “같이 경기한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편안한 마음으로 쳤는데 그게 좋은 嘯核?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샤이엔은 지난해 말 이민지(19·하나금융그룹), 앨리슨 리(20) 등과 함께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올 시즌 루키다. 지난해 유럽여자투어(LET)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제패해 ‘골프 DNA’를 증명해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LPGA 투어에서는 극도로 부진했다. JTBC파운더스컵에서 기록한 공동 26위가 최고 성적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5개 대회 연속 커트 탈락해 팬들의 관심권에서도 멀어졌다. 샤이엔은 어린 시절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주니어 대회를 휩쓸었다.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타이거의 그늘’에 가려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는 이날 발군의 퍼팅 실력을 발휘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반 9번홀(파5) 그린 프린지 부근에서 성공시킨 20m짜리 이글 퍼팅이 대표적이다. 2~4m짜리 짧은 퍼팅도 모두 홀컵에 볼을 떨궜다.
고수들에겐 쉬운 코스가 더 어렵다?
대회장인 휘슬베어골프장은 이번 대회를 처음 연 곳이다. 상위권은 물론 하위권 선수 모두에게 낯설면서도 쉬웠다는 게 공통점. 바람이 거의 없고 그린까지 부드러운 덕에 언더파가 속출했다. 출전 선수 149명 중 105명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샤이엔 우즈처럼 예상 밖 선수들의 선전도 두드러졌다. 코스와 궁합이 잘 맞은 선수 중 하나가 레티샤 벡(이스라엘)이다. 세계랭킹 119위로 무명에 가까운 그는 이날 8언더파를 치며 공동 4위에 올랐다. 생애 최저타가 2언더파인 그는 자신의 최저타 기록을 6타나 더 줄이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면서 생애 첫 승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반면 세계랭킹 1위를 놓고 진검승부를 벌인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와 골프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오히려 코스 적응에 애를 먹었다.
리디아 고는 2주일간 달콤한 휴식을 취했는데도 1언더파를 쳐 공동 86위에 그쳤다. 디펜딩 챔피언인 박인비도 3언더파로 중위권인 공동 43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2·미래에셋)은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몰아치면서 공동 6위에 올라 3승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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