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17일 만에 병상 방문
"국민들께서 믿음 가져달라"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5일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맡고 있는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지정 격리병상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환자 치료 상황에 대해 의료진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감염 예방 등에 전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대응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은 지난달 20일 첫 확진 환자가 나온 뒤 17일 만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 치료를 위해 전국 17개 병원에 국가지정 격리병상을 운영 중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뒤 결과적으로 초동 대응에 허점이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간 전문가들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데 대해 국민들께서 믿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메르스는 우리가 이전에 경험 한 번 못해본 감염병이기 때문에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메르스 대응을 위한 중앙정부와 각 지방 旼〈報?간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며 “지자체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제보할 게 있다면 중앙 방역대책본부로 통보해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후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집중토론회’를 주재할 예정이었으나 국립중앙의료원 방문을 위해 취소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메르스 상황이 급하기 때문”이라며 “메르스 확산 사태를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참모들도 메르스 확산과 관련해 그동안 차분한 대응 기조에서 벗어나 적극 대응으로 돌아섰다. 이날 통준위 회의 일정 취소와 함께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대응도 독려했다. 이는 메르스 확산에 대한 초기 대응에 실패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 주 만에 6%포인트 하락하는 등 민심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이미 2주가 지나면서 확진 환자는 42명으로 늘어났고, 격리자가 1800여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청와대가 적극 대응에 나선 것은 뒤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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