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R&D기술 사업화 활성화해야

입력 2015-06-05 21:05  

연구자와 기업간 소통·협력을 강화
기술사업화 성공이 'R&D르네상스'

강 훈 <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 >



유럽 문화를 이끈 르네상스의 발원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에는 메디치 가문이 있었다. 은행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340여년간 권세를 누린 메디치 가문은 단테,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라파엘로 같은 문화예술가, 철학자, 과학자, 상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후원했다. 이들이 피렌체에서 만나 지식을 공유하고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줬다. 이렇게 여러 학문과 문화가 자유로이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생겨난 융합의 시너지는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힘이 됐다.

기술과 문화의 후원과 융합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가 태동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메디치 가문처럼 정부는 첨단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신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 실현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5년 출범 3년째를 맞아 전체 연구개발(R&D) 예산 6조5138억원 중 60%가 넘는 3조9520억원을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R&D에 투자한다. 특히 산·학·연 협력 활성화와 기술사업화 지원에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333억원을 투자해 기초·원천 R&D 우수 연구성과의 활용·확산을 촉진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추가기술개발 지원을 통해 성과 확산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사업화가 가능하게끔 자금, 정보, 인력, 기술, 시설 등으로 연결될 수 있는 창조경제 플랫폼(창조경제타운)도 운영 중이다.

‘암흑시대’로 불리는 중세가 막을 내리고 학문과 예술의 재생을 통해 유럽 문화 태동의 기반이 됐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린 것처럼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21세기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초·원천 R&D 연구성과의 기술사업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 성과의 사업화 노력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세상에 빛을 보기 위해서는 기술사업화 관련된 주체들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공급자인 연구자와 이를 활용할 기술수요자인 기업, 이들 중간의 기술이전 전담조직 등 관련 주체들이 툭 터놓고 대화하며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창조경제 시대의 성공적인 기술사업화를 위해 정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양한 예술가와 과학자를 후원해 르네상스 시대를 열게 한 메디치 가문 역할을 해야 한다. 연구자가 마음놓고 연구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우수한 연구성과가 보고서 속에 갇혀 사라지지 않도록 발굴해 사업화를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사업화된 R&D 성과를 통해 국민 행복을 실현하고 경제 재도약에 기여하는 것이 ‘R&D 르네상스’이며,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길이다.

강 훈 <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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