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현금 비중 높일 때…유럽·일본은 유망"

입력 2015-06-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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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게 듣는다 / 김영호 하나은행 대치동 PB센터장

9월로 예상되는 美 금리인상 파장…예상보다 클 수도
유럽·日은 양적완화에 통화 약세로 기업 好실적…주가 오를 가능성 높아

중국 경기지표 안 좋고
한국은 기업 실적 부진
보수적으로 투자 바람직



[ 박한신 기자 ]
최근 글로벌 증시 거품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상승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상승이냐, 하락이냐의 갈림길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김영호 하나은행 대치동 프라이빗뱅킹(PB)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에 위험 요소가 굉장히 많은 상황”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9월까지는 현금 보유 비중을 높이면서 투자처를 물색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PB 업무가 강한 하나은행 내에서도 ‘톱 클래스’로 꼽히는 자산관리 전문가다. 20년 넘는 은행 생활 동안 PB뿐 아니라 대기업 여신·외환 등의 업무도 오래 맡아왔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이 琉?크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분명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며 “막상 현실로 다가오면 예상보다 파장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 비중을 높이고 보수적으로 투자하되 (펀드 투자 등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차별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일본을 유망한 시장으로 꼽았다.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돈을 계속 푸는 양적 완화 정책이 이를 상쇄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여기에 유로화와 엔화 약세로 수출과 기업 이익이 증가하면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유럽과 일본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도 괜찮다”며 “다만 미국 금리인상 전후로 시기를 나눠 분산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유망한 시장인 건 분명하지만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주가 조정 여부를 확인하고 난 뒤 추가 매수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이다.

그는 미국 투자의 경우 주식형보다 ‘금리인상’이라는 키워드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미국 시중금리에 연동되는 ‘뱅크론펀드’를 추천했다. 이 상품은 미국 현지 은행이 소비자에게 대출해준 변동금리 대출채권을 유동화한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수익률이 상승한다. 김 센터장은 “(뱅크론펀드는) 지난해엔 금리인상이 지연되면서 수익률이 좋지 않았지만 금리인상이 되면 연 5~6% 수익률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 투자와 관련해선 “지난해부터 얻은 중국 펀드의 차익을 실현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등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주가가 올랐지만 경기 지표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에서다. 그는 “경기 지표가 함께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 주가는 하락할 것”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더라도 홍콩H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피하는 게 안정적 투자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에 취약하고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 것 같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 센터장은 “기업들의 사정이 좋지 않다”며 “국내 증시보다는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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