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수요 커져
푸르지오·하늘채·자이 등
올 공급 5000가구 웃돌듯
[ 김하나 기자 ]
경남 거제시에서 아파트 공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대거 늘어나면서 브랜드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연내 8개 단지 4900여가구 공급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거제에서 연내 공급이 확정된 아파트만도 8개 단지, 4900여가구에 이른다. 몇 개 단지가 더 추가돼 5000가구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 거제는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탓에 수요는 꾸준했지만, 아파트 공급은 지지부진했다. 거제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 25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아파트는 2011년 이전까지 매년 1000가구 정도만 공급됐을 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시에 상승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거제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4%에 달하고, 지난해 거제시 아파트값은 6.07% 올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2.43%)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작년부터 신규 아파트시장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브랜드 대단지들이 분양시장에 가세하면서 청약이 1순위에 마감됐다. 옥포e편한세상(798가구), 포스코더샵 블루시티(988가구), 양정동 아이파크 1차(995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거제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50 대 1을 넘은 옥포e편한세상은 웃돈이 4500만원까지 붙어 있다”고 전했다.
건설사들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도 신규 아파트를 쏟아낼 계획이다. 1군 건설사는 물론 지역 업체들까지 가세했다. 대우건설은 문동동에 ‘거제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를 오는 12일 개관하고 분양을 시작한다. 지하 2층, 지상 25층 15개 동 규모다. 전용면적 62~84㎡ 1164가구 대단지다. 올해 거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중 소형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최승일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거제에 갑자기 공급이 많다 보니 단지마다 특징을 내세우는 추세”라며 “소형 브랜드 대단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신도시 코오롱하늘채’(388가구)는 대우해양조선이 가까운 아주택지지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하나로마트 등 중심상업지구와 가깝고 아주초 거제중·고 등의 통학이 가능하다. 아주터널을 통해 거제시청 삼성중공업 등을 10분 정도에 이동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옥포엘크루 2차’를, GS건설은 ‘거제오션파크자이’를 각각 7월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달까지 분양성적은 괜찮다. 현대산업개발이 양정·문정동에 공급한 ‘거제2차 아이파크’의 경우 1단지 568가구(특별공급 68가구 제외), 2단지 588가구(특별공급 55가구 제외) 등 1156가구 모집에 5561명이 청약해 평균 4.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권양현 현대산업개발 과장은 “브랜드나 단지 규모, 설립 예정인 초등학교 등의 장점이 부각됐다”며 “청약 접수 결과 거제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청약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광역 수요도 많아
분양 가격이 3.3㎡당 800만원을 넘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자 기존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입주 8년차인 수월동 거제자이(전용 84㎡ 기준)는 3억7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3.3㎡당 1000만원을 넘긴 것이다.
거제 아파트값 상승에는 광역 수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거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종사자가 늘어났고 외부 근로자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까지의 이동이 편리한 데다 각종 개발 호재도 추가되고 있다. 남부내륙철도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가 지정돼 현재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거제 내에서의 이동도 수월해졌다. 송정IC~문동 간 도로가 2020년 개통되면 거제 도심권과 부산시, 통영시로의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도 이 점을 감안해 투자보다는 실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청약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B공인 관계자는 “거제는 아파트를 지을 만한 평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신규 아파트의 입지 분석이 중요하다”며 “계획된 도로망이나 도시가스 공급 여부, 주변 학교의 개교 일정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청약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제=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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