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오피스·항공기 금융 유망
금리 낮은 개인대출 비중 낮춰
해외국채 등 장기자산 발굴할 것
[ 이현진 / 좌동욱 기자 ] ▶마켓인사이트 6월9일 오후 3시23분
“잘 모르는 분야까지 기계적으로 분산 투자하기보다는 잘 아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게 투자 원칙입니다.”
김종민 메리츠화재 상무(사진)는 9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화재 사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저금리 시대에 대체투자는 꼭 필요하지만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분야는 아직 검증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원칙에 따라 “대체투자를 늘린다면 우선적으로 국내 부동산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집값 대비 대출금의 비율)이 낮은 수도권 아파트나 오피스빌딩에 대한 선순위 담보대출, 실물 부동산 투자를 우선 검토한다는 얘기다. 해외에서는 선진국 주요 지역 오피스빌딩이나 항공기 금융 등을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메리츠화재의 운용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조9878억원이다. 채권에 절반에 가까운 47%를 넣고, 나머지는 기업대출(28%), 부동산(7.5%), 주식(2%) 등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말 운용자산은 12조2532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과 부동산 비중을 각각 52.6%, 8.3%로 늘리고, 기업대출(28.4%)과 주식(3.3%) 투자 비중도 소폭 확대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저금리 시대엔 기업금융만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어렵다”며 “장기적으로 주식, 해외투자, 대체투자 등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은 자산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고 전문인력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개인담보대출 비중이 6%대로 15~20%인 다른 손해보험사에 비해 낮다. 주택담보대출이 2000억원, 약관대출이 4000억원 정도다. 그나마 개인담보대출은 사실상 중단한 상태이기 때문에 비중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그는 “금리가 연 3%대인 개인 대출을 늘리는 것은 효율적인 투자가 아니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올 하반기 미국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그 폭과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금리 역시 경제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고금리 기조로는 돌아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저금리 환경에선 전반적인 부채 듀레이션(투자자금 회수기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 경우 타격이 크다. 만기가 된 자산을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보다 더 높은 수익률로 재투자하기 어려워서다. 이런 상황에선 보험사의 자산부채종합관리(ALM)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해외 소버린 채권(달러 표시 국채)이나 실물 부동산 등 장기자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기업 신용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신용 애널리스트 출신이 보험사 자산운용 책임자 자리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지난해 6월 자리를 맡아 이달로 1년째를 맞은 김 상무는 조직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부서 간 벽을 허물어 ‘운용의 관료화’를 없애는 게 올해의 조직 목표”라고 했다.
이현진/좌동욱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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