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대한항공, 회계감사 수수료 두 배 ‘껑충’..왜?

입력 2015-06-10 14:25  

지정 감사받은 대한항공, 감사보수 3.8억→9억
아시아나항공 인상률 53%보다 두 배 이상 높아



이 기사는 06월08일(15:5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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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올해 회계감사 수수료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외부감사인을 강제 지정받은 이후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감사수수료를 ‘울며 겨자먹기’로 올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감사보수는 9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3억8650만원보다 2.3배(132%)나 높은 가격이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회계법인에게 지급하는 감사보수를 비용으로 생각해 매년 감사보수를 깎는 경우가 많다. 대한항공도 감사보수를 2013년 4억1300만원에서 지난해 3억원 대로 낮췄다. 자산 규모가 대한항공의 3분의 1 수준인 아시아나항공(3억6500만원)과 비슷한 가격대까지 감사보수를 깎으면서 회계업계에선 대한항공에 '짠돌이'遮?별명이 붙여지기도 했다.

그런데 대한항공이 올해 감사보수를 9억원으로 올린 것은 정부로부터 감사인을 강제 지정받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부채비율 200% 초과 △동종업계 평균 부채비율 1.5배 초과 △이자보상배율 1 미만(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의미) 등 세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상장사에 대해 외부감사인을 강제지정했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100여개 기업이 감사인을 지정받았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지난해 연결기준)은 966%, 이자보상배율은 0.86으로 감사인 지정대상에 해당된다.

대한항공이 정부로부터 지정받은 감사인은 삼정KPMG다. 지난해 감사인은 딜로이트안진 이었다. 삼정KPMG는 정부가 지정한 감사인 자격으로 감사계약을 새로 체결했고 보수를 대폭 높일 수 있었다.

동종업종으로 대한항공과 같이 지정 감사를 받은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수수료가 올해 5억6000만원으로 전년대비 53% 오른 것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의 인상 폭이 두 배 이상이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높아 지정 감사를 받은 100여개 기업 중 대한항공의 감사보수 인상률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동안 자산총액이 23조원에 달하는 대한항공의 감사보수가 자산총액 8조원인 아시아나항공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었기 때문에 지정감사이후 감사보수가 정상화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선 지정 감사로 감사보수가 인상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것인데 감사시장에 정부가 개입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재무구조가 나쁜 기업으로 낙인 찍히는 것도 억울한데 감사보수까지 평균 50% 가량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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