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농업의 6차산업화를 꿈꾸며

입력 2015-06-10 21:11   수정 2015-06-11 05:24

1차산업 차별화해야
유가공업 경쟁력 강화
농업·제조업·관광업 결합
6차산업 모델 활성화 기대

김선희 < 매일유업 사장 seonheekim@maeil.com>



국내 우유시장의 소비가 정체되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유공급 과잉이 지속 중이다. 국내 유가공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 또한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국민적 우려가 고조돼 대형마트와 시장을 찾는 발길이 줄면서 우유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원재료 대부분을 1차산업인 낙농산업의 생산성에 의존하는 유가공업은 더욱 더 여러 각도에서 경쟁력을 제고해야만 한다.

한국에서 농림어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1%에 그친다. 또 업종 종사자 수는 총인구 중 6.1%, 농경지 면적은 전체 국토의 17.3%뿐이다. 유가공업은 농림어업과 낙농업 등 1차산업 생산자로부터 만들어진 경쟁력을 갖고 차별화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야만 시장경제에서 생존할 수 있다. 1차산업인 농림어업, 2차산업인 제조업을 기반으로 관광업을 포함한 3차산업으로 구체화하는 것이 농업의 6차산업화를 구성하는 기본 틀이다.

매일유업은 수년 전부터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지역사회의 농축산물을 걀淪?생산·가공·서비스 복합 모델을 구상했다. 농민과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함께 협력해 농업의 새로운 가치창출을 통해 지역 활성화 모델을 정립한다는 취지로 ‘상하농원’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어린이와 가족들이 젖소의 젖을 직접 짜보고, 그 원유로 아이스크림과 치즈도 만들어 보고, 공방에서 빵과 잼을 제조해보는 등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친환경 먹거리, 로컬푸드 체험 프로그램 등은 하루하루 도시화되는 아이들을 위한 생생한 교육이 되고 있다.

아울러 고창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지역이다. 이곳에 있는 상하농원에 국내 및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 준다면 농축산업은 6차산업으로 발전해 GDP 증가에 더욱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금융업에 종사하다 6년 전 매일유업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입사했다. 진로를 바꾸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상하농원을 통해 지역사회에 6차산업 모델을 정착, 발전시키겠다는 매일유업의 꿈에 반했던 것 같다. 올가을에는 상하농원의 지역 농축산물을 활용한 공방들이 문을 열 예정이다. 한국의 많은 가족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들이 상하농원에서 농업과 자연을 체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

김선희 < 매일유업 사장 seonheekim@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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