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유선 충전과는 비슷해
사진 찍거나 통화기능은 못 써
불편함은 숙제…잠재력에 점수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 갤럭시S6가 던진 무게 있는 화두 중 하나는 무선 충전이다.
모바일 기술이 화려해질수록 선을 꽂지 않아도 충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편리함만큼 스마트폰 배터리는 빛의 속도로 방전된다. 식당 등에서 콘센트만 보이면 벽에 달려들어 충전하는 아이폰 사용자의 ‘벽치기(wall huggers)’는 일상 풍경이다. 갤럭시S6가 아이폰의 전매특허인 배터리 일체형을 채용하면서 갤럭시 사용자도 ‘벽치기’ 공포에 휩싸였다. 보조 배터리를 쓸 수 있는 착탈식을 등졌지만 삼성전자는 다른 옵션을 선보였다. 무선 충전, 그리고 향상된 절전 기능이었다. 배터리 성능 위주로 갤럭시S6를 2주 동안 써본 지금. 장안의 화제인 한 광고 문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선 꽂기’와 ‘올리기’, 미세한 차이
시제품인 갤럭시S6를 전용 충전패드에 두고 충전 시간을 재봤다. 삼성전자는 완전 방전된 갤럭시S6를 100% 충전하는 데 3~4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완전 방전에서 10% 충전까지 17분이 걸렸다. 50분 뒤 30%, 2시간 뒤 80%까지 찼다. 100%까지는 2시간55분이 걸렸다. 유심을 쓸 수 없는 제품이라 충전 중 전화가 걸려오는 등 방전 요인이 적어 충전이 더 빠른 듯했다.
유선 완충은 무선의 절반도 걸리지 않았다. 기자의 테스트는 78분. 역시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80~85분보다 조금 적게 걸렸다. 이는 아이폰(155~160분)보다 두 배 빠른 속도다.
다만 무선과 유선 충전을 번갈아가며 테스트해보다가 이런 의문이 들었다. “충전 선 하나 꽂는 것(유선)과 선이 꽂힌 패드 위에 올리는 것(무선), 편리함의 차이가 그렇게 클까.”
무선 충전을 하려고 해도 패드에 충전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콘센트와 연결된 고정된 장소도 필요하다. 이건 유선 충전 환경과 그다지 달라진 게 없다. 유선보다 충전 속도가 느리고, 케이블로 충전하면서 동시에 사진을 찍거나 통화를 하는 멀티플레이도 불가능하다.
편한 점은 있다. 자동차 안에서였다. 운전 도중 케이블을 꽂기 위해 우왕좌왕하는 일 없이 그냥 패드 위에 올려두면 충전이 되니 편했다. 5핀 단자는 아이폰 8핀과 달리 상하 방향이 맞아야 꽂을 수 있다. 모서리가 뾰족한 5핀을 꽂으려다 스마트폰에 잔 스크래치를 내는 일도 막을 수 있다. 다만 케이블 5핀 단자를 꽂는 노동이 패드에 사뿐히 올리는 행위로 진화해 그만큼 편해졌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이 미세한 편리함의 차이. 4만9000원을 주고 무선 패드를 구매한 당신은 어쩌면 아무것도 안 꽂고 싶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꽂고 싶은 사람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은 꿈
갤럭시S6 무선 충전의 편리함이 아직 불만족스럽다 해도 발전 잠재력은 크다. 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무선충전 표준인 WPC와 PMA 모두 지원하는 최초의 스마트폰이라 그렇다.
WPC와 PMA는 통신규약이 서로 다르다. 표준이 다르면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 갤럭시S6는 이 문제점을 극복했다. 두 규약을 모두 지원한다. 표준 인증만 받았다면 어느 제조사의 패드를 써도 무선 충전이 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진화는 무선 충전 코일을 스마트폰에 내장하면서도 두께는 줄였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코일 슬림화가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코일 설계 방식을 모두 버리고 새로 만들었다. 우선 두께가 다른 코일을 결합해 전체 부피를 줄였다. 코일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는 자기차폐재도 성질이 다른 두 개 막을 겹치는, 전에 없던 방식을 도입했다.
이런 노력 끝에 갤럭시S6와 엣지의 코일과 자기차폐재가 결합된 두께는 0.27㎜로 줄었다. 0.8㎜였던 갤럭시S5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0.27㎜ 초슬림 코일을 갤럭시S6에 내장해 스마트폰 두께는 줄이면서도, 두 표준을 모두 지원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코일 슬림화와 근거리 자기 유도 기술을 발전 쳔갭?갤럭시S7 등 차기작은 굳이 패드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원격 충전’을 실현할 수 있다. 무선 와이파이처럼 전력 공급원과 떨어진 곳에서도 자동 충전되는 ‘와이파워(wi-power)’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머지않아 스마트폰 충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는 꿈이 이뤄질지도 모르겠다. 물론 전자기파 인체 유해성 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지만 말이다.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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