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권고, 시민단체 "시민의 승리"

입력 2015-06-12 15:19  

정부가 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를 권고한 것과 관련해 수명 재연장 반대 운동을 펼쳐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시민의 승리"라며 일제히 환영의견을 피력했다.

천현진 고리1호기 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소수의 시민단체 운동가가 물꼬를 튼 고리1호기 폐쇄 운동이 시민의 의지가 모여 거대한 파도가 됐고 결국 원전 폐쇄로 이어졌다"며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시민과 정치권, 부산시가 역량을 총동원해 국내 최고령 원전인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고리1호기 수명연장 반대운동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한수원과 일부 전문가들은 줄곧 고리1호기가 안전하다며 수명 재연장을 요구했지만 시민과 여론의 힘으로 국내 원전 역사에서 처음으로 가동 영구정지라는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다.

최 사무처장은 "고리1호기 폐쇄를 계기로 그동안 비밀리에 추진됐던 원전 관련 회의들이 시민에게 더욱 공개되고, 시민과 정부가 함께 원전의 완전한 해체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핵활동가로는 처음으로 2012년 부산 민주시민상을 수상하는 등 고리1호기 폐쇄 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정수희 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이은 고리 원전의 대규모 정전 사태와 비리 등으로 시민의 위기의식이 높아진 것이 이번 결과를 가져왔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정 활동가는 "고리1호기 폐쇄 결정이 났지만 정부는 2기의 원전을 더 짓고 월성1호기의 수명은 재연장하는 등 핵에너지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며 "핵과 원전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탈핵으로 가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첫 원전인 고리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을 넘긴 뒤 가동이 10년 더 연장됐다가 이번에 사실상 폐쇄가 결정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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