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대부분 고향으로 돌아가 빈곤 질병 극복하는데 힘 보태"
이화·숙명여대 등과 협력해 한국서 인턴십 교육도 실시
[ 양병훈 기자 ] “개발도상국에 원조를 할 때 그 나라 여성 교육에 투자하는 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원조금이 무의미하게 낭비될 가능성이 가장 낮기 때문이죠. 오는 9월 셰리 블레어 여사를 한국으로 초청해 여성 교육 원조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도움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최근 문을 연 미국계 로펌 ‘밀뱅크, 트위드, 해들리 앤드 매클로이’ 서울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김영준 미국변호사(58·사진)의 ‘투잡 생활’이 화제다. 그는 변호사 업무와 함께 민간 국제교육기관에서도 일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경기고 2학년이던 1974년 미국으로 건너가 베벌리힐스고, 예일대, 하버드대 로스쿨 등을 졸업했다. 학업을 마친 1983년부터 쭉 밀뱅크에서 일하고 있으며 하버드대 로스쿨 아시아 동창회장도 맡고 있다. 전문분야는 금융으로 특히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된 프로젝트금융을 많이 다룬다.
개도국 발전을 위한 민간 국제교육기관 업무도 부업이 아니라 주업이다. 2012년부터 무보수직인 아시아여성대학(AUW) 지원재단 이사장을 맡아 AUW 펀드 조성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AUW는 방글라데시에 있는 4~5년제 여성 교육기관(방글라데시 국내법상 국제기구)으로 스리랑카 등 다른 개도국에서도 빈곤층 여성을 받아 교육한다. 2008년 문을 열었으며 500여명의 학생이 대부분 장학금 지원을 받아 학교에 다닌다.
김 변호사는 “홍콩에서 일하던 2008년 하버드 동문의 권유로 AUW 활동을 시작했다”며 “얘기를 듣는 순간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돕기로 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1주일에 적어도 두세 시간은 AUW와 관련된 일을 하고 1년에 두 번 이상 해외출장을 간다”며 “지난달에도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AUW 3기 졸업식에 참석했다”고 했다.
미국 등 선진국으로 유학 간 개도국 여성들이 그 나라에 흡수되는 것과 달리 AUW 졸업생은 대부분 본래 출신지로 돌아간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들은 고향의 기업, 관공서, 비정부기구(NGO) 등에서 일하고 후대를 교육하며 사회가 빈곤 질병 등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그는 “학교 위치를 선진국이 아닌 방글라데시로 한 것도 졸업생이 본래 고향으로 돌아가는 걸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선순환 효과는 AUW가 다른 원조와 차별화되는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오는 9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부인인 셰리 블레어 여사를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재단 등을 대상으로 AUW를 홍보하고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블레어 여 榮?AUW 명예총장을 맡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수출입은행과 숙명여대가 AUW 학생을 매년 3명씩 여름방학 인턴으로 받고 있고 이화여대는 2~3명을 국제대학원 장학생으로 초청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많은 사람이 도와주고 있지만 아직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부분이 많다. 캠퍼스 건립도 마무리짓지 못했다”며 “한국도 선진국의 도움을 받아 발전한 만큼 이제 베푸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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