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업계, 수익 감소로 '전전긍긍'

입력 2015-06-12 21:54  

광고 막는 앱 사용자 2억명 넘어…애플·이통사도 차단나서

獨 인터넷社, 매출 20% 감소…"구글도 수십억달러 손해"



[ 임근호 기자 ] ‘광고 차단’이라는 복병이 온라인 광고시장을 덮쳤다. 인터넷 사이트를 뒤덮은 광고에 지친 사람들이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일이 늘면서다. 세계적으로 광고 차단 기능 사용자는 2013년 1월 5400만명에서 작년 6월 1억4400만명으로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 온라인 광고 컨설팅업체 페이지페어는 이 숫자가 올 연말엔 2억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급해진 건 구글 AOL 훌루 등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광고로 수익을 올려온 업체들이다. 독일의 인터넷 미디어그룹 프로지벤셋1은 광고 차단으로 인한 손실이 연 920만유로(약 114억원)에 달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회사가 웹사이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차단 쇼크(충격)’라고 표현하며 인터넷업체 간 심각한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애플·이동통신사도 광고 차단 나서

광고 차단이 늘어나는 건 두 가지 요인에서다. 우선은 광고 피로감이다. 사용자의 눈앞에서 갑자기 펼쳐지는 팝업광고, 자동재생 동영상 광고 등 눈길을 끌기 위해 광고 방법이 교묘해지면서 인터넷 이용자의 반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페이지페어가 광고 차단 기능을 쓰는 미국인 16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45%는 “인터넷에서 어떤 광고도 보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두 번째는 광고를 차단하기가 그만큼 쉬워졌기 때문이다. 구글이 배포하는 웹브라우저 크롬에선 서너 번의 클릭만으로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도 광고 차단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앱장터에서 찾아 내려받기만 하면 된다. 여기에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과 이동통신사들이 광고 차단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구글 등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애플이 올가을 배포할 새 아이폰 운영체제(OS) iOS9에 광고 차단 기능을 기본 탑재할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 몇몇 이동통신사도 이스라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샤인의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웹과 앱에서 모두 광고를 없애주는 기능을 휴대폰 가입자에게 연내 기본 제공할 계획이다.

◆광고 차단 내세워 수익 요구도

온라인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인터넷업계에서 광고 차단은 돈줄이 끊기는 것과 같다. 광고를 허용하느냐, 차단하느냐를 결정하는 능력은 상당한 권력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은 광고 차단 명단에서 빼주는 대가로 독일 스타트업 아이오에 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지난 2월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아이오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광고 차단 프로그램인 애드블록플러스의 개발사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구글도 광고 차단으로 수십억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동통신사들이 광고 차단을 기본으로 제공하려는 배경에는 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에 돈을 받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통신사들은 디지털 콘텐츠사업의 주도권을 글로벌 IT기업에 빼앗겨 단순히 인터넷 망만 제공하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애플이 광고 차단 기능 제공에 나선 것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란 분석이다.

IT기업들은 반발한다. 모든 인터넷 트래픽은 동등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망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통신사들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에 돈을 요구하면 이들은 지메일이나 페이스북 같은 자사 서비스 접속을 막는 식으로 보복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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