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까지 인수 마무리…사료·축산사업과 시너지
자산 총액 5조원 넘어서…내년 대기업집단에 편입
[ 김보라/안대규 기자 ] 하림그룹이 마침내 팬오션을 품에 안게 됐다.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1.25 대 1의 주식 감자안이 포함된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채권단 87%, 주주 61.6%가 동의해 통과 요건인 ‘채권단 3분의 2, 주주 과반 찬성’을 충족시켰다. 팬오션 소액주주들이 감자안에 반대하면서 한때 하림그룹의 인수도 불투명했으나 기관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졌다. 하림그룹은 내주 초 인수단을 꾸려 이사회를 열고 내달 말 인수 절차를 종료할 예정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은 “10년 내 카길(세계 1위 곡물 메이저)과 같은 아시아 최대 곡물 메이저가 되겠다”며 팬오션 인수를 추진해왔다. 작년 12월 팬오션 매각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고, 지난 9일 인수대금 1조79억5000만원 전액을 납입했다.
닭고기 회사로 알려진 하림이 해운사를 인수 ?것은 주력 사업인 사료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림의 전체 매출(4조8000억원) 중 사료부문은 1조4000억원, 닭고기부문은 1조1000억원이다. 팬오션은 한때 2500만t의 곡물을 수송해 곡물메이저를 제외하고는 상업적 곡물 수송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회사다. 항만 네트워크는 물론 곡물시장 정보력을 쥐고 있다. 하림은 축산업에 필요한 옥수수, 대두박 등 사료 원료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하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안정적인 유통망까지 확보할 수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다른 축산기업과의 공동구매 물량 등을 합쳐 운송하면 팬오션은 3년 내 연간 2조원의 안정적인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미국과 남미 등에서 곡물을 수입해 식품 블랙홀이 된 중국 시장으로 공급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면 ‘한국판 카길’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림은 팬오션 인수로 4조3000억원 규모인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는다. 내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 편입된다. 하림그룹의 계열사는 닭가공업체인 하림과 제일사료 등 총 31개다. 1978년 전북 익산시 육계농장에서 시작해 1986년 하림식품을 세운 김 회장은 사육·사료·가공·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해 연매출 4조원이 넘는 국내 최대 축산업체를 탄생시켰다.
김보라/안대규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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