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기차·버스 타고 전국에…동선 '뒷북 공개' 논란

입력 2015-06-14 14:53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들이 이용한 대중교통 경로를 방역당국이 잠복기가 다 끝날 무렵에야 '뒷북 공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하면서 일부 확진자들이 이용한 대중교통편도 함께 발표했다.

▲ 6월 2일 오전 9시46분∼12시12분 광명-부산 KTX 123호 제12호 객차 ▲ 6월 2일 오전 7시45분∼11시15분 광주광천터미널-서울호남 버스 ▲ 6월 2일 오후 3시25분∼6시25분 서울호남-광주광천터미널 버스 등 3편이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119번 확진자가 이용한 '6월 4일 오전 9시20분∼10시15분 서울-평택 누리로 1727호 제3호 객차'를 공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대중교통 등을 통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은 여러 경로로 확인하고 있지만, 확인 못 하는 경우가 있어 의료기관처럼 공개해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이용한 KTX와 시외버스의 경우 당시 노출됐다고 해도 이미 12일이 지나 최장 잠복기 14일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너무 뒤늦은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2일 광명발 부산행 KTX 열차의 경우 부산에 사는 81번 환자(62)가 이용한 것으로, 이 환자는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병문안을 통해 감염된 후 1일 증상이 나타나 경기도 부천에서 진료를 받고 KTX로 부산에 내려왔다.

이미 지난 7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지방자치단체는 열차 정보를 공개하며 동승자 찾기에 나섰으나 정작 방역당국은 확진 후 일주일이 지나 잠복기가 임박해서야 공개한 것이다.

메르스 환자와 동승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승객들이 격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상을 보이고 또다시 의료기관을 방문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위험도 있다.

방역당국은 첫 메르스 환자 발생 18일 만에 뒤늦게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하면서도 '병원 밖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고 공개 대상을 의료기관에만 한정해왔다.

그러나 평택경찰서 경사인 119번 환자의 병원 내 감염 연결고리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병원과 병원 간에 환자를 이송한 구급차 운전기사 등의 감염도 확인돼 병원 밖 감염의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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