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적률 제한 없는 리모델링 유리
1990년대 초·중반 단지 완공된
강남·목동·분당·평촌 추진 잇따라
일반분양가 수준이 사업성 좌우
[ 김보형 기자 ]
지난달 말 열린 서울 잠원동 ‘한신로얄아파트’ 리모델링 주택조합 시공사 선정 현장 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 등 5개 건설회사가 참석했다. 13층 2개동, 208가구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서울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가까운 강남권 역세권 단지여서 건설회사들의 관심이 많았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기존 아파트 위에 2~3개 층을 더 짓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서울 강남과 목동을 비롯해 경기 분당과 평촌 등 1기 신도시 중심으로 사업 추진이 활기를 띠고 있다. 수도권 주택 경기 회복 속에 집값이 오르면서 사업성이 높아진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9월 정부의 재건축 연한 단축 발표 뒤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저울질하던 중층(15층 내외) 아파트 단지 중 일부가 리모델링 사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속도 내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1992년 완공된 경기 안양 평촌신도시 ‘목련 3단지’도 지난달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설계를 맡은 희림건축에 따르면 14~20층 10개동, 902가구인 목련 3단지는 수직증축을 통해 1037가구로 가구 수가 늘어나 135가구를 일반분양할 수 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소형 임대주택 건설 의무가 없다. 수도권 지하철 4호선 범계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고 롯데백화점과 뉴코아 아울렛 등 편의시설도 많아 주거 선호도가 높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체들의 설명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호재로 목련 3단지 전용 41㎡는 지난달 매매 시세가 500만원 올랐다.
서울 강남권 리모델링 추진 단지인 잠원동 한신로얄은 일반분양가를 서초구 평균인 3.3㎡당 3500만원대로 책정할 경우 84㎡를 기준으로 가구당 분양가는 11억원을 웃돌게 된다. 일반분양물량을 법적 허용 한도인 31가구까지 늘리면 총 350억원의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다. 한신로얄아파트 리모델링 설계를 맡은 이동훈 무한종합건축사무소 대표는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재건축 때 용적률(대지 면적 대비 건물의 연면적 비율)이 300%로 제한되는 반면 리모델링 시 용적률은 상한 제한이 없어 사업성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서울 강남구 대청아파트도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일반분양가가 관건
전문가들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조합이나 매입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은 향후 일반분양가에 따라 분담금이 달라지는 점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로 짓 ?아파트 분양가가 높을수록 기존 주민들이 내는 분담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급 109㎡ 270가구를 126㎡ 310가구로 수직증축 리모델링하는 서울 신정동 쌍용아파트의 경우 40가구인 일반분양가구의 3.3㎡당 분양가가 100만원 오를 때마다 가구당 분담금이 500만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업계의 분석 결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제시한 3.3㎡당 2000만원의 일반분양가에서는 가구당 분담금이 1억5111만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3.3㎡당 일반분양가를 2100만원으로 인상하면 가구당 분담금은 1억4548만원으로 줄어든다. 3.3㎡당 일반분양가를 2200만원까지 올리면 가구당 분담금은 최대 1000만원 이상 감소한 1억3985만원으로 추정됐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리모델링 후 면적이 넓어진 새 아파트값이 2억원 이상 오르면 가구당 분담금을 내고도 이익을 볼 수 있다”며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값이 높은 강남3구와 양천구, 1기 신도시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수직증축 리모델링
기존 아파트 꼭대기 층 위로 2~3개 층을 더 올려 기존 가구 수의 15%까지 새집을 짓는 것을 말한다. 2014년 4월 도입됐다. 새로 늘어난 집을 팔아 얻은 수익으로 리모델링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 지은 지 15년 지난 아파트가 추진할 수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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