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부분 폐쇄…'확진' 이송요원, 9일간 수백명 접촉

입력 2015-06-15 00:30  

[ 고은이 기자 ]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최대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이 ‘부분 폐쇄’를 결정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총력 대응을 위해 신규 환자의 외래와 입원, 응급실 진료를 오는 24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구급차 이송요원(55)이 전날 메르스로 확진되면서 응급실 외 다른 공간도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시 "병원 비정규직 2944명 조사"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이송요원과 밀접 접촉한 환자 37명과 간접 접촉한 환자 127명을 찾아내 병실에 격리했다”며 “이미 퇴원한 직·간접 접촉자 215명도 모니터링하겠다”고 14일 설명했다.

메르스로 확진된 이송요원은 처음 증상이 나타난 지난 2일부터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10일까지 9일간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했다. 확인된 접촉자만 수백명에 달했다. 업무 특성상 동선도 다양했다. 자칫 14번 환자(35)보다 더 강한 ‘슈퍼 전파자’가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 때문에 메르스 민관합동태스크포스(TF) 즉각대응팀은 병원 측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節천?“환자 이송 업무를 해온 비정규직 직원은 삼성서울병원이 자체 관리해온 접촉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삼성서울병원 내 비정규직 2944명 전원의 증상을 직접 확인할 것”이라고 병원을 압박했다.

이 병원의 또 다른 의사(37·136번)도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 의사 역시 격리대상에서 빠진 채 지난 10일까지 진료를 계속해 왔다. 응급실 밖 환자도 한 명 더 추가됐다. 비뇨기과 외래 진료를 왔다가 1층 복도를 지나간 141번 환자(42)다.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가 응급실 앞 복도에 머물렀을 때 배출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안에만 체류했던 것으로 알려진 14번 환자는 폐쇄회로TV(CCTV)를 살펴본 결과 응급실 밖 복도와 화장실, 영상의학과 접수대 등을 돌아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큰 기저질환이 없었던 환자 중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81번 환자(61)는 평소 간기능이 다소 좋지 않았지만 특별한 지병은 없었다. 삼성서울병원에 있던 친척의 병문안을 갔다가 감염됐고, 결국 상태가 악화해 이날 숨졌다.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119번 환자(35·경찰관)는 아직까지 정부가 역학적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첫 지역사회 감염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평택 박애병원에서 감염된 것이 아닌가 살펴봤지만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결론 났다”며 “직업상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가 확진자를 마주친 게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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