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은지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국내 증시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올 들어 강세장을 이끈 ‘1등 공신’인 화장품·여행주가 메르스 확산 충격으로 약세로 돌아섰다. 반면 고평가 논란으로 주춤했던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진원생명과학, 제일바이오, 조아제약 등 중소 제약업체들이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제약·바이오주가 ‘오를 만큼 오른’ 것으로 여겨지는 시점에서 추가 매입을 해야 하는지가 첫 번째 고민이다. 최근의 주가 상승으로 바이오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의 12개월 선행 PER은 90.65배이고 메디포스트는 85.09배에 이른다. 올 들어 가파르게 주가가 오른 한미약품의 PER도 80배를 훌쩍 넘어섰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해외 바이오·헬스케어주와 비교해도 국내 주식의 PER이 과도하게 높은 측면이 있다”며 “실제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회사인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스 테마주를 솎아 내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동자금 ?테마주에 몰릴 경우 거품이 꺼질 때 피해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대형주가 부진한 시장에선 테마주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메르스 테마주도 실질적인 수혜 여부를 따져야 투자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메르스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질병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투자엔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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