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망 벗어난 '슈퍼전파자' 3명에 메르스 확산여부 달려

입력 2015-06-15 10:55   수정 2015-06-15 10:56

방역당국의 통제망을 벗어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3명이 향후 메르스 유행세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3인은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으로 증상 발현 후 9일간 근무한 137번 환자(55), 이 병원 의사로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진 채 진료를 계속한 138번 환자(37), 대전 대청병원에 파견근무한 IT(정보통신)업체 직원으로 부산의 병원과 약국 등에서 700명 이상과 접촉한 143번 환자(31)다. 이들은 방역당국의 밀접접촉자 관리에서 빠져 있었다.

137번 환자는 업무 특성상 적지 않은 환자들과 밀접접촉을 한데다 증상 발현 후 근무 기간도 열흘 가까이나 됐다. 이송요원은 환자들의 휠체어 이동이나 침상 이동을 돕는 업무를 맡는다. 이송요원이 맡는 접촉 환자 중엔 몸 상태가 나빠 메르스 바이러스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137번 환자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 14번 환자에 노출된 뒤 지난 2일 증상이 처음 나타났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후에도 10일까지 9일간 76명의 환자를 직접 옮겼다. 노출된 의료진(52명)과 간접 접촉 환자까지 합치면 감염 위험이 우려되는 이들은 216명에 달한다.

138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의 의사다. 지난달 27일 14번 환자에 노출된 후 10일 오후 격리되기 전까지 제한적이지만 진료를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 환자에 대해 "발병한 이후에는 진료를 하진 않았다"면서 "다만 그 이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제한적인 진료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가 14번 환자에 노출된 뒤에도 진료를 한 것은 정부 통제를 벗어나 있어 자가격리자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도 이 환자의 관리를 병원 측에 맡겼고 병원은 그에 대해 모니터링만 해왔다.

방역당국은 138번 환자에게 노출된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진료 행위를 한 시점이 무증상 기간이었다고 하지만 환자와 직접 접촉한 기간이 긴 만큼 138번 환자를 통한 추가 감염자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다.

143번 환자는 대전 대청병원에서 파견근무를 하던 중 메르스에 감염됐다. 이 환자는 상대적으로 메르스 환자가 적었던 부산 지역에서 열흘 동안이나 활동했기 때문이다.

143번 환자는 지난달 30일까지 대청병원에서 파견 근무한 이후 부산으로 돌아와 발열과 복통 증세를 호소하며 자혜내과와 부산센텀병원, 한서병원, 좋은강안병원 등을 차례로 들렀다.

아직 143번 환자와 접촉한 이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없지만 이 환자에 대한 메르스 환자 접촉력 파악이 늦었고 반대로 활동 기간은 길었던 만큼 접촉자 수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14일 브리핑에서 "143번 환자의 접촉자 수가 대단히 많아 굉장히 예의주시하면서 관리를 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이 143번 환자가 부산에서 병원과 약국 등을 오가며 접촉한 것으로 파악한 사람은 700명 이상이지만 아직까지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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