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4 소총 육군에 공급 무산 등 경영실패에 회계조작 논란도
[ 뉴욕=이심기 기자 ] 미국을 상징하는 180년 전통의 총기회사 콜트 디펜스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콜트 디펜스사가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챕터 11’으로 불리는 파산보호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서부개척 당시 콜트의 회전식 탄창을 장착한 리볼버 권총은 ‘서부를 정복한 총’이라는 평판을 얻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콜트는 제1·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 2000년대 초반 테러와의 전쟁에 이르기까지 미 육군에 개인화기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다시피 하며 승승장구했다. 콜트가 개발한 M1911 권총과 M16에서 M4로 이어지는 자동소총은 미군에서 사용하는 주력모델이 됐다.
콜트는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총기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신제품 개발에서 경쟁사에 밀리며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지난해 콜트의 총기류 판매는 전년보다 30% 급감했다. 지난달 말엔 보유현금이 110만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렸다.
WSJ는 2013년 기능상 문제로 미 육군과의 M4 자동소총 독점공급 渦扇?실패하면서 콜트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모건스탠리로부터 7000만달러를 빌리는 등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지난달 1090만달러의 빚을 갚지 못했고, 채권단과 채무재조정을 해야 했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회계조작 논란까지 제기됐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콜트의 신용 등급을 ‘D’로 낮추면서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라고 선언했다.
콜트는 채권단에 부채의 55%를 탕감하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지난 1일까지 콜트의 계획에 동의한 채권자는 5.9%에 불과해 파산보호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WSJ는 덧붙였다. 콜트는 파산보호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대로 채권단과 채무재조정 작업을 다시 벌인 뒤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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