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3'·폭스바겐 등 공급
[ 김정은 기자 ]
자동차 한 대에는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그중 고무와 플라스틱, 이그니션 케이블은 꼭 필요하다. 1990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업체 에나인더스트리는 이 같은 자동차용 필수 부품을 제조한다.
에나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고무와 플라스틱 부품은 엔진을 비롯해 동력전달장치, 핸들, 브레이크, 서스펜션 등 거의 모든 부분에 들어간다. 소음과 진동을 막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NVH’ 관련 제품이라고 부른다. N은 소음(noise), V는 진동(vibration), H는 불쾌감(harshness)이다. 불쾌감은 다리 이음새나 도로의 요철 부분을 지날 때 ‘쿵’하는 소리와 함께 생기는 충격이나 거슬림 등을 말한다. 자동차 품질을 평가할 때 과거엔 속도 등 성능을 중시했지만 이런 기술이 평준화된 요즘은 디자인과 정숙성의 싸움이다.
이 회사가 처음부터 잘나갔던 것은 아니다. 설립 후 7~8년 동안은 뚜렷한 성장세를 거두지 못했다. 기회는 ‘새로운 시장’에서 찾았다. 신철수 사장은 “1990년대에 자동차 부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 아무리 진입하려 애써도 2, 3차 협력업체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과감히 미국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 GM, 크라이슬러 등에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며 급성장을 거듭한 결과 매출 1500여억원을 올리는 중견기업으로 컸다. 크라이슬러 GM 포드 등 미국 ‘빅3’ 자동차회사와 폭스바겐 등에 부품을 공급한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업체와 1차벤더 등 20여곳도 거래처다. 지난해 수출은 4500만달러에 달했다.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40% 늘려 잡았다. 자동차 부품업계에선 에나인더스트리를 NVH 분야의 ‘다크호스’라고 부른다.
경상대 토목공학과를 나온 신 사장은 부산의 고무 원자재 수입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8세였던 1990년 290만원을 들고 창업했다. ‘에나’는 경남 사투리로 ‘진짜’라는 의미다.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고용해 중고 기계로 자동차 램프용 실링을 생산했다.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켜 고객들에게 신용을 얻었다. 천안 경주 화성 등에 잇따라 공장을 지었다. 미국 독일 일본 사무소도 열었다. 그 결과 현재 매출의 절반은 미국에서 거둔다.
창업 이래 아무리 어려워도 연구개발(R&D) 투자를 동종 업체보다 최소 2~3% 이상 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연구소를 설립해 R&D에 중점 투자했다. R&D를 통해 생산하는 제품이 2000여종에 이른다. 자체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소기업’도 별도로 세웠다. 신 사장의 꿈은 소음·진동 방지용 부품 분야의 ‘세계 3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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