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은 화성…생활권은 안산
송산그린시티 놓고 미묘한 갈등
안산시 "인구 뺏길라…" 견제
건설사 "마케팅 자율권 침해"
[ 김진수 기자 ] “화성 송산그린시티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안산에 짓지 마세요.”
경기 화성시 안에 분당신도시 면적 3배 규모로 조성되는 송산그린시티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모델하우스 건립 장소를 놓고 인근 안산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정은 이렇다. 서해안 시화호를 끼고 있는 송산그린시티는 행정구역상 화성시에 속하지만 시화호 건너편 안산시와 접해 있다. 안산에 있는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고려대병원 등과 가까워 안산 생활권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송산그린시티 분양업체들은 모델하우스를 안산시에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송산그린시티에서 첫 분양을 준비 중인 반도건설도 안산시에 가설건축물 신축신고를 내고 모델하우스를 지으려고 했다. 신축신고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산시는 다른 시·군에 속한 아파트 사업장 모델하우스 건립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산시의 진짜 불허 이유는 안산시민이 송산그린시티 아파트를 분양받아 안산 인구가 화성 쪽으로 빠져나가는 결과를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건설은 결국 모델하우스를 송산그린시티 내 부지로 정했다. 이 과정에서 분양 일정만 지연됐다는 게 분양업계 설명이다.
다음달 분양을 준비 중인 일신건영도 당초 안산시에 모델하우스를 세우려고 했다. 이 회사도 안산시 불허 방침을 듣고 사업지 인근 부지를 모델하우스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건설회사들은 아파트 분양 때 수요자가 많은 곳을 골라 모델하우스를 건립한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때 모델하우스를 분당신도시에 짓기도 한다. 서울과 분당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이처럼 모델하우스 부지도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의 대상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신고 사항인 가설건축물 건립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제동을 거는 건 민간업체의 자율적인 마케팅 활동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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