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태아에게 중금속, 환경호르몬 등 환경오염물질을 전달하는 주범이 태반과 탯줄 속에 있는 혈액인 ‘제대혈’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 포스텍에 따르면 환경공학부 장윤석 교수(사진) 연구팀은 경북대병원과 공동으로 산모와 태아의 독성 환경오염물질 노출 과정과 체내 분포를 밝혀냈다. 오염물질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메커니즘도 제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선 치명적 독성을 지닌 브롬화다이옥신과 다염화나프탈렌이 처음으로 제대혈에서 검출돼 놀라움을 던졌다.
연구팀은 산모와 태아에게 채취한 혈액과 태반조직, 산모의 소변에서 납, 카드뮴, 수은 등 중금속류와 염화다이옥신 브롬화다이옥신 다염화나프탈렌 다염화바이페닐 같은 다이옥신 유사물질, 브롬화 다이페닐에테르 등의 오염물질을 동시에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오염물질들은 산모의 혈액에서 태반을 통해 이동해 제대혈에서 검출됐다. 대부분은 태반이 가진 ‘장벽효과’로 인해 태아에 노출되는 양이 줄었지만 수은과 브롬화다이페닐에테르는 산모 혈액보다 오히려 제대혈에서 더 높은 농도를 나타났다. 혈액 속에선 극미량만 검출되는 브롬화다이옥신, 다염화나프탈렌도 태반을 통해 제대혈로 이동한다는 사실도 규명됐다.
수은, 납 등 중금속이나 난연제 규제물질인 브롬화 다이페닐에테르의 경우 태반의 장벽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제대혈은 향후 태아에게 발생할 수 있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 보관하기도 하는 중요한 혈액. 다만 보관한 제대혈을 치료용으로 쓸 때는 제대혈에 함유된 조혈줄기세포를 추출해 사용하므로 환경오염물질의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산모에게 축적된 환경오염물질이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호르몬이나 중금속에 노출되면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라며 “태아의 중금속·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일 수 있도록 오염물질과 세포의 상호작용에 대한 후속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생활공감 환경보건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환경과학 분야 권위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지에 발표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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